1만TEU 이상 급 대형 컨선 위주 공급 경쟁
포스트코로나 이후 공급과잉 우려 목소리
컨선 비중 90% 이상 HMM 경쟁력 의문
HMM의 2만4000TEU급 초대형 컨선 HMM알헤시라스호 [HMM 제공]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폭등한 해운 운임으로 높은 수익성을 확보한 글로벌 선사들이 공격적인 선단 확장에 나서면서 컨테이너선 발주 잔량이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에 따라 국내 선사들의 경쟁 환경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해운시장조사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2025년까지 글로벌 해운 시장에 공급될 컨테이너선 발주 잔량은 약 68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집계됐다. 이는 현존 선단(2521만TEU) 대비 26.9% 수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세계 선복량 1위인 MSC가 총 134만TEU(102)대를 발주해 현존 선단 대비 31%를 추가할 예정이다. 에버그린(63만TEU), COSCO(59만TEU), CMA CGM((44만TEU), 하팍로이드(42만TEU) 등도 공격적인 발주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은 남은 발주 잔량이 16만TEU로 비교적 적은 상황이다. 1만3000TEU급 12척으로 2024년 상반기에 모두 인도될 예정이다.
새롭게 공급되는 컨테이너선의 71%가량은 1만TEU 이상의 대형 컨테이너선이다. 1만5000TEU급 이상 선박만 40%에 달한다. 각 선사들이 선단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초대형선 발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7500TEU 이상 1만TEU 미만의 중형선도 2024년 집중적으로 공급돼 49만TEU가 추가 공급될 예정이다.
글로벌 해운 전문 매체 로이즈리스트는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건조된 노후 선박을 대체하기 위한 7000~7900TEU급 중형선 건조 주문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들 선박은 5000TEU급 전후의 파나막스급 선박을 대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선사들이 컨테이너선 공급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물류업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물동량이 정상화할 경우 공급 과잉에 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총 발주 잔량의 77.4%에 달하는 선박이 내년과 내후년 인도될 것”이라며 선복 공급량 경쟁 악화를 예상했다.
선복량 공급 속도가 물동량 증가보다 빠를 경우 해상 운임이 급속히 하락하면서 선사 수익성이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컨테이너선 매출 비중이 90%가 넘는 HMM 입장에서는 운임 상승으로 개선된 수익성에 다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채권단과 정부가 한진해운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HMM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사업 다각화를 위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