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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렇게 홀대하더니” 중국, 한국 ‘따라하기’ 이 정도였어?
한국 드라마 '시그널'(왼쪽)과 중국판 리메이크 버전 '시공래전(时空来电)'의 주인공 차수현.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이것도 한국 거였어?”

중국이 2017년 ‘한한령(限韓令)’ 시행 이후 한국 콘텐츠의 진입을 원천봉쇄했지만 오히려 이 기간 중국 내 한국 드라마 리메이크 열풍은 거셌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드라마·영화 관련 통계기관 Endata(艺恩)가 발표한 ‘2022 중국 리메이크 드라마 시장 연구보고(2022 中国翻拍剧市场研究报告)’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중국에서 방영된 리메이크 드라마 중 40%가 해외 원작이었으며 이 중 55%가 한국산이었다.

그만큼 중국 콘텐츠 업계가 한국 따라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콘텐츠 리메이크도 상당수 진행됐지만 그 비중은 23%로, 한국 콘텐츠 리메이크와는 큰 격차를 보였다.

한국 드라마 '미생'(왼쪽)과 중국판 리메이크 버전 '평범적영요(平凡的荣耀)'의 주인공 장그래.

이 기간 방영된 한국 리메이크 드라마는 ‘미생’을 비롯해 ‘시그널’, ‘성균관스캔들’, ‘너의 목소리가 들려’, ‘어쩌다18’ 등 국내에서도 화제를 모았던 작품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국내 방영시기보다 한참이나 늦게 리메이크됐지만 중국판 드라마들은 한·중 관계의 미묘한 변화 속에서도 줄줄이 방영되며 관심을 모았다.

특히 중국 내 대형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플랫폼인 ‘유쿠(Youku)’, ‘아이치이(iQIYI)’ 등을 통해 방영되며 빠르게 시청자들을 끌어모았다는 분석이다.

그 중 ‘미생’은 리메이크 전부터 중국인들이 열렬한 관심을 보였던 작품이다. 중국 동영상 리뷰 사이트더우반에서 ‘미생’은 지금도 평점 9.2점의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원작에 대한 호평을 이어받아 중국판 미생 ‘평범적영요(平凡的荣耀)’ 역시 방영 당시 바이두 드라마 검색어 1위에 수일째 오르는 등 인기를 끌었다.

한국 드라마 '미생'의 중국판 리메이크 '평범적영요(平凡的荣耀)' 한 장면.

앞서 우리나라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설치에 대한 보복으로 2017년부터 한국 드라마와 게임 등을 필사적으로 틀어막았던 중국은 최근 기류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아이치이가 2016년 ‘태양의 후예’ 이후 6년 만인 올해 3월 한국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서비스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4월에는 이종석, 수지 주연의 ‘당신이 잠든 사이’가 텐센트비디오에 입성했다. 유쿠는 송혜교 주연의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에 이어 지난달부터 ‘이태원 클라쓰’를 방영하면서 중국 3대 OTT가 모두 한국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기록을 세웠다.

미국 OTT 넷플릭스에 대항해 중국 OTT 산업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자국 오리지널 콘텐츠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인기를 모은 콘텐츠를 리메이크하는 방식으로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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