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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수가 ‘리스크’인 시대, 경쟁 대신 나만의 일 찾아라” [人터뷰-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2020년 코로나로 유튜브 강연 시작
100세시대 평균 퇴직연령은 낮아져
젊은 직장인 노후 계획 관심 늘어나
‘2030’ 국민·퇴직·개인 연금 가입 필수
40대 질병보험가입 ‘건강리스크’ 관리
퇴직코앞 50대 가계자산 구조조정 필요
박현주회장·황성택사장 소중한 인연
금융교육 시작하게 된 ‘터닝포인트’
인생에서도 ‘소프트랜딩’ 하는게 목표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 대표는 “장수가 ‘리스크’인 시대, 젊은 사람과 경쟁하는 대신에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창직(創職)을 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상섭 기자

“100세 시대 평생 현역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높이 올라가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오래 일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의식적으로 고민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강창희(76)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는 증권가에서 ‘여의도의 현인’이자 ‘노후설계 전도사’로 통한다. 지난 1973년 한국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 입사한 이후 반세기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음에도 그는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전처럼 경영 일선에 참여하는 형태는 아니지만 보통 사람들의 든든한 노후설계사로 자리를 잡았다. 전국을 돌면서, 때로는 유튜브를 통해 왕성한 강연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장수도 리스크…젊은 직장인 노후 계획 관심 늘어”=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난 강 대표는 “10여년 전만 해도 노후설계 강연을 가면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많이 들으러 오셨다”면서 “그분들이 ‘내일 모레 퇴직인데 이제 이제 이런 얘기를 해주면 어떻게 하느냐. (경제적) 권한은 다 마누라에게 있는데’라며 안타까워하시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퇴직한 이들의 경우 경제적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부분도 많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 맞춰 사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로 유튜브 강연을 시작한 이후 댓글을 보고 놀랐던 것이 ‘올해 30세인데 지금 이 영상을 본 걸 행운으로 생각한다’ 등의 내용이 적지 않다”며 “야간 교육이나 주말 교육 때는 대학생이나 젊은 직장인 부부가 많이 오는데 노후 설계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가 꼽는 노후 설계의 5대 리스크는 ▷장수 리스크 ▷건강 리스크 ▷자녀 리스크 ▷자산구조 리스크 ▷저금리·인플레이션 리스크다. 근로자의 평균 퇴직 연령은 계속 낮아지는데 우리 수명은 80세를 넘어 100세 가깝게 삶이 이어진다. 그런데 자칫 큰 병에 걸리거나, 자녀들의 늦은 취업·결혼에 기존 노후 계획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 여기에 글로벌 경제 불안으로 인한 자산 가격의 급격한 변동도 미래 준비에 발목을 잡는 주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창직의 시대, 경쟁 대신 나만의 일 찾으라”= 강 대표는 노후 리스크를 대비하는 방법으로 가장 먼저 ‘평생 현역’을 꼽았다. 일을 하는 자체만으로 기존 5대 리스크의 상당 부분을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1975년 동경증권거래소에서 연수를 받을 당시 거래소 지하 주식·채권보관 창고에서 머리가 하얀 노인들이 주식을 세고 있었다. 알고 봤더니 대부분 회사 중역이나 고위 공무원들이 은퇴하신 분들이 시급 500엔으로 일하고 있었다”이라면서 “그때 들었던 생각이 ‘젊은 사람들은 폼 나는 일을 하고, 나이 들어서는 저런 걸 해야하는구나’하면서 높이 올라가는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오래 일할 수 있는지 의식적으로 준비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노후 취업도 준비가 안된 사람은 힘든 일밖에 할 수가 없다”면서 “일본도 퇴직자들 취업에서 가장 경쟁률 높은 직종이 아파트 관리자인데 (경쟁률이) 50대1에 달하는데, 우리도 그렇게 되어가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만의 평생 현역’을 위해서는 젊은 시절부터 꾸준하게 창직(創職·기존에 없는 직업이나 직종을 만들거나 기존 직업을 재설계하는 것)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강 대표는 “가장 바람직한 건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적극적으로 계발해서 새로 일을 만드는 것”이라며 “저 같은 경우는 ‘투자교육’이라는 창직을 한 셈인데 그렇게 될 경우 기존에 몸 담고 있던 조직과 함께 해도 되고 아니면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선택의 자유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30직장인 ‘3층 연금’ 가입부터, 퇴직연금 주인의식이 중요”=평생 직장과 함께 노후 대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연금이다.

강 대표는 “2030 직장인의 경우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으로 ‘3층 연금’을 쌓아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선진국의 노후 준비는 자금을 몇 억원씩 들고 있는 나라가 아니라 세상 떠날때까지 공적·사적 연금을 확보하고 있는게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기계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40대의 경우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기 때문에 중대질병 보험 가입 등 ‘건강 리스크’ 관리에 들어가야 하고, 자녀들의 자립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자녀 리스크 관리’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50대에는 퇴직이 가까워지기 때문에 불필요한 가계 자산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오는 7월12일부터 도입되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과 관련 그는 “제도도 중요하지만 퇴직연금에 대한 주인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강 대표는 “미국은 100만 달러 이상의 퇴직연금 계좌를 보유한 가입자수가 376만명을 넘는다”면서 “반면 한국의 직장인은 심지어 퇴직할 때까지 자신의 퇴직급여가 어떤 형태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퇴직연금이 자신의 노후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이해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현주·황성택 소중한 인연들…남은 인생 소프트랜딩 목표”=50년 현역으로 근무하는 동안 강 대표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황성택 트러스톤자산운용과의 사장과의 인연을 ‘터닝 포인트’로 꼽았다.

지난 2004년 강 대표는 중견 증권사 사장 대신 박 회장이 제안한 은퇴연구소장 자리를 선택했다. 주변 지인들의 반대에도 자신이 그려왔던 길을 선택한 것이다. 박 회장이 강 대표와의 면담 30초만에 채용을 결정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이후 약 8년간 미래에셋그룹 부회장으로, 전국을 돌며 국민들의 노후 대비를 위한 금융교육을 시작하게 된다.

미래에셋그룹에서 은퇴한 이후 1인 연구소를 통해 공익사업을 영위하던 중 황 사장의 두 번째 제안이 들어왔다. 현재 맡고 있는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자리다. 그는 “박 회장과 황 사장을 만난 것이 인생의 큰 기회”라며 “사실 연금포럼 등 은퇴 관련 연구가 수익사업보다는 공익사업에 가깝기 때문에 활동비용 등 지원이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회사 차원의 든든한 지원으로 현재까지 활동을 하고 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내년이면 증권업계에 몸 담은지 50주년을 맞는 그의 목표는 지금의 일을 계속 해가면서 소프트랜딩(연착륙)을 하는 것이다. 강 대표는 “어찌 보면 당연하고 뻔한 원칙을 사람들에게 얘기를 해서 경청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 원칙을) 실천에 옮기게 하려면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끊임없이 생각하는게 주요 일과”라면서 “그래서 독서를 하고 신문스크랩을 다섯 개정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전에 연 320회에 달했던 강의 숫자도 조금씩 조절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당장 거창하게 뭘 하겠다기보다는 앞으로 강의수도 줄어들고 거동도 불편해지고, 그렇게 줄여나가면서 인생에서도 소프트랜딩을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양대근 기자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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