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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산의 강진, 임영웅 트롯뮤지컬·티크닉·팜파티로 ‘우아하게’
의리 품은 차 소풍 티크닉, 싱가포르 찬사
사의재 연회-공연 어우러진 팜파티 론칭
문화향연 속 절벽 위 화방사 자태도 일품
나무부처 신비 무위사, 겉과 속 다른 이유?
월출산과 강진 차밭. 인근 백운동원림과 월남사터는 ‘다산 티크닉’의 최적 장소로 꼽힌다.
강진군과 강진문화관광재단이 감추었다 내놓은 신상 명소, 절벽 속 화방사 [여행스케치 조용식]
사의재 마당극. 이곳에선 저녁 팜파티도 열린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다산 정약용 인문학이 넘실대는 지성의 고을, 나의 문화유산 답사 1번지, 임영웅의 마량 트로트 성지로 떠오른 강진이 이번엔 사의재와 영랑 자취를 중심으로 파티, 티크닉, 예술공연 등으로 우아, 우아하게~ 변신했다.

월출산 아래 의리의 백운동 다산차는 티크닉이 되고, 전통 기법의 원적외선 항아리 바비큐는 팜파티가 되었다.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푸른 하늘을 우러르고 싶은 마음들, 초의선사-정약용이 거닐던 백련사~다산초당 동백숲 정담은 현대식 마당극으로 승화됐다.

가우도 짚트랙

임영웅 팬덤의 ‘마량에 가고싶다’ 순례행진이 여전히 이어지는 가운데 공연예술팀은 ‘영웅시대’의 응원에 힘입어 ‘트로트 뮤지컬’이라는 새 장르를 내놓았다.

신명나는데 우아하고, 다분히 토속적인데 기품이 있으며, 막 채취해온 로컬식재료로 손과 불로만 막 요리하는데 건강한 맛을 내는 강진식 토털 문화관광이 리오프닝 2022년 초여름 남도여행 1번지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이곳에 유배왔던 다산의 지성미와 수랏간 상궁의 궁중한정식 미식과학, 풍류를 즐기는 이 고을 사람들의 정서가 어우러진 멋·맛·흥이다.

사의재 한옥 스테이

▶‘조선을 만나는 시간’(조만간)= 사의재는 귀양 온 다산 정약용이 신분의 귀천을 구분하지 않고 청운의 꿈을 품은 강진 청소년들을 교육했던 임시 거처 겸 서당이었다. 이곳에서 정약용은 신분을 가리지 않고 청소년들을 가르쳤다.

사의재는 이제 시간여행 마당극의 무대이자, 스테이형 문화·생태·인문학 여행객의 쉼터가 되었다. 지난해 말엔 ‘정해인이 좋소'를 공연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연하남친 정해인이 조선에 있었다고? 물론 아니다. ‘정’약용 선생이 ‘해’박한 지식과 ‘인’생을 배우고 간 그 곳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사의재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다산 정약용의 유배생활을 해학과 교훈으로 풀어낸다. 학문, 시문, 나눔활동, 교육, 정치지도자인 다산은 개그로도 유명하다.

다산과 초의선사가 자주 거닐던 백련사~다산초당 숲길

정조대왕과 함께 ‘보리 뿌리 맥근맥근(麥根麥根)’, ‘오동 열매 동실동실(桐實桐實)’하며 조어 배틀도 했고, 晶(정), 磊(뢰), 충(蟲), 삼(森) 등 같은 글자 세 개로 한 글자가 된 사례 대기 경합도 벌였던 다산이다. 굉(轟)자 등으로 승기를 잡은 정조가 “더 없지?”라고 하자, 다산이 마지막으로 석 삼(三)자를 들이밀며 회심의 일격을 가했다는 일화가 있다.

마당극은 유배 와서 외톨이가 된 다산이 동문주막 주모 아지매의 도움으로 주막의 작은 뒷방에 의탁하고, 주모가 손잡고 데려다니며 보여준 민초들의 삶을 목도하면서 큰 깨달음을 얻게된 후, 초라한 골방을 사(생각), 모(용모), 언(말), 동(행동) 등 4가지를 바로 하는 곳이란 의미의 ‘사의재’라 이름 짓고는 학문에 정진하며 후학들을 양성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실화다.

마량포구

▶임영웅 ‘마량..’에 힘입은 트로트뮤지컬과 청자조작단, 그리고 사의재= 마당극 ‘정해인..’으로 문을 연 군민극단공연 조만간은 2022년 늦봄~여름은 또 변신한다. 이번에는 ‘청자조작단’과 트로트 뮤지컬을 만들었다.

‘고려·조선의 삼성전자’로 불리던 청자 가마터의 집적지로, 당대 최고 산업 중 하나였는데, 도공들이 청자를 지키기 위해 우여곡절을 겪는 모습을 해학적으로 풀었다.

아울러 임영웅의 노래 ‘마량에 가고싶다’가 인기를 끌고 마량을 보유한 강진에 사람들이 모이면서 ‘영웅시대’의 방문에 감사를 표하는 뜻에서, 트로트로 뮤지컬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흥행성공 예감이 든다. 주말마당극의 창의적 끼부림은 앞으로 강진 역사를 기반으로 더욱 진화하게 된다.

사의재는 다산에겐 일깨움의 장소였다. 사려깊은 주모의 "어찌 그냥 헛되이 사시려 하는가? 제자라도 가르쳐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얘기에 자신 스스로 편찬한 ‘아학편’을 주교재로 교육을 베풀고, ‘경세유표’와 ‘애절양’ 등을 이곳에서 집필했다.

다산은 주모 모녀의 보살핌을 받으며 1801년 겨울부터 1805년 겨울까지 이곳에 머물렀다.

평민인 주모가 양반인 정약용을 꾸중할 수 있었던 것은 퇴출된 선비라서 우습게 봐서가 아니라, 사위 같이 느껴져서 감행할 수 있었다는 설도 있다.

다산 제자 이시헌의 후손 이현정 박사가 대나무 아래 차 나무를 돌보고 있다.
월남사터로 티크닉 온 싱가포르 여행업계-미디어 대표단

▶백운동, 월남사지 백운옥판차 티크닉= 스승 정약용, 제자 이시헌 간, 대를 이은 차(茶)의리를 품은 이한영전통차문화원(원장 이현정)은 백운옥판차와 다과 등을 꾸린 만원의 행복 ‘티크닉(Tea+Picnic)’ 소쿠리를 싸준다. 최근 싱가포르 여행사-언론 사절단이 무릎을 친 이머징 히트작이다.

국가명승 백운동원림의 아홉 번째 동주가 이시헌이고, 이현정은 이시헌의 7대손이다. 백운옥판차를 부활시킨 이한영은 이현정의 고조다.

백운옥판차, 금릉월산차, 월산차는 1812년 9월 다산의 유배 12년차때 백운동에서 처음 만난 정약용-이시헌 사제 간 의리의 산물이다.

제다법을 연구개발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신의를 기반으로 ‘다신계’를 만들고, 다산이 유배를 마치고 귀경한 이후에도 제자의 후손이 스승의 후손에게 차를 보내는 전통이 계속 이어졌다.

일제가 갈취,변질시키려하자 이한영이 상표화를 통해 지혜롭게 수호했다. 이현정은 대기업의 공세를 막아내며 백운동과 옥판봉(월출산)의 기품이 서린 전통차의 정통성을 지켜냈다.

티크닉은 전통차문화원 옆 월남사터 삼층석탑 아래 잔디밭이나 1㎞가량 떨어진 백운동원림 등지에서 진행된다. 소풍객들의 웃음과 재잘거림이 넘치는데, 두손으로 받쳐든 백운옥판차를 마시는 모습에서 기품이 느껴진다. 최근 싱가포르 대표단의 티크닉은 한국관광공사 싱가포르지사,광주전남지사가 주선했다.

팜파티 론칭 행사에서 강진 건강음식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유미자 강진군 부군수와 김새봄 맛 칼럼니스트.

▶사의재 팜파티 한밤의 꿈= 지난해 문체부-한국관광공사의 뉴노멀 야간관광 붐업정책에 부응해 만든 금요 ‘한밤의 꿈’ 시극 공연과 도시락 밤소풍이 국민적 호응속에 종료된 이후, 올들어 앵콜 공연처럼 간간히 진행했는데, 올해 상반기 마지막 공연은 7월8일로 잠정 결정됐다.

지난해에는 강진군문화관광재단(대표 김바다) 주관으로 영랑생가 뒤편 세계모란공원을 중심으로 진행됐고, 올해엔 스테이 빌리지 형태로 확장되고 다듬어진 읍내 사의재에서 열린다.

시극 문화행사의 큰 제목은 ‘한밤의 꿈’이고, 대표공연은 ‘을유년, 모란이 피기까지, 초의선사, 어느 날 어느 때고’ 등이었다.

항아리 바비큐
강진 장어

작년엔 강진군민들이 정성껏 싸준 도시락을 먹으며 공연을 즐겼고, 올해엔 정부 계획공모형 지역사업에 당당히 선정된 이후라서 전문 관광벤처기업 팜파디아(대표 김은영)와 사의재 관리인인 안경숙(62)씨, ‘항아리 바비큐’로 건강한 포크요리를 선보이는 김성희(57·한옥 스테이형 인문학여행 FUSO 참여)씨 등 지역 특산미식 셰프들에게 의뢰해, 근사한 야외극장식 팜파티 형태로 이어졌다.

오는 7월8일 단체여행객과 공공기관인 강진문화관광재단(061-434-5999)에 사전 신청한 개인여행객, 인플루언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다.

팜파티는 김원형(58) 전남상권관리협동조합 총무, 김혜영(48) 강진행복푸드 대표, 서태영(46) 다산IT 대표, 이지희(36) 오트릿 대표의 막후 지원 속에, 평범하게 자기 생업에 종사하는 군민 배우들, 박부균(52·무대감독 겸임), 안도 아이리(50·보험설계사), 김봉주(58·주부), 정혜정(59·방과후강사), 황보복례(62·도예가·규림요 대표), 박복희(71·생활지도사)씨가 한마당 무대에 올라 극장식으로 진행된다.

사의재 시극 공연. ‘을유년, 모란이 피기까지, 초의선사, 어느 날 어느 때고’

강진재단은 내년엔 민관합동으로 단체관광객만을 대상으로 팜파티를 열고, 군민들을 상대로 한 파티교육과 실습을 이어가, 2024년엔 주민들 스스로 다양한 문화예술파티 포맷으로 이 프로그램을 매월 운영토록 할 계획이다. ‘묵은지 축제’는 12월초에 한 번 여는데, 미리 개별모객을 해서 진행한다.

▶절벽 속의 화방사= 강진에는 가볼만한 곳이 매우 많다. 마량포구, 가우도, 강진만 생태공원, 주작산자연휴양림, 백운동 정원, 만덕산, 백운동 인근 금릉경포대와 계곡, 하저-서중 어촌체험마을, 정약용과 해남윤씨 자제들이 뛰어놀던 불교성지 용굴, 고려청자박물관, 한국민화뮤지엄, 초당림 물놀이장, 세종대왕 바위가 있는 석문하트공원, 백련사, 영랑생가, 전라병영성, 하멜기념관, 병영 돼지구이장터, 기알재 약수터, 월출산 기슭의 옴천사, 천년고찰 정수사, 강진 일주일살기 푸소 한옥스테이, 등등.

강진만 생태공원 [여행스케치 조용식]

강진문화관광재단은 이번엔 화방사 절벽사원과 무위사 나무부처, 근세~현대 필부필부의 생활도구를 모은 ‘와보랑께 박물관’, 텍스트로 그림을 그리는 김성우 작가의 ‘와보랑께 미술관’을 소개했다.

읍내동쪽 군동면 화방마을에는 절벽에 멋들어지게 착상한 화방사가 있다. 숨은 여행지이다. 정수사에 오르면 강진 남부의 풍경이 한눈에 보인다.

화방사 사적비와 팽나무

화방마을에는 마치 연꽃이 피어 있는 모양의 화방산(252m)이 있고, 그 중턱에 자리잡았다. 화방사는 고려시대 1211년(희종 7년) 원묘국사가 백련사를 중창하면서 보은산 고성암과 함께 지은 화방암이 그 시초이다.

100년전 삼존묘상과 16진용을 모셨는데, 당시 절의 모습은 지금 보다 화려했다고 한다. 최근 새로 지은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겹처마 맞배지붕 구조이다.

특기할만한 것으로 1917년에 세워진 천불산 화암사 사적비가 있다. 이 비는 대흥사 스님으로 초의선사 제자인 원응 계정(圓應戒定)스님이 지었는데 만덕산 백련사의 연혁과 함께 화방암의 기록이 남아 있어, 강진 불교 역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다산의 후견인, 불교사상 교육자, 차를 공급해주고 제다법을 알려준 차(茶) 스승이자 다산의 말동무였던 초의선사는 불교사에서도 의미있는 족적을 많이 남긴, 천재 석학 승려로 알려져 있다.

▶팽나무 부처님의 신비, 무위사= 강진 북서쪽 성전면에 있는 무위사는 많은 국보, 보물을 보유하고 있는데, 몇 해 전 부터 부처님 닮은 옹이가 오래된 팽나무을 통해 재림하면서, 소원성취 나무가 됐다.

무위사 자연 생성된 나무 부처

극락세계를 관장하는 아미타여래를 모신 극락보전이 국보인데, 이곳 역시 착하게 살기를 다짐하고 극락으로 가고픈 마음을 전하는 곳이다.

단청을 하지 않아 중생의 눈높이에서 함께 동행하려는 마음이 드러난다. 치앙라이의 백색사원, 보림사의 철불과 같은 맥락이다.

검소한 겉모습과 달리 서방 정토 극락세계를 묘사한 화려한 건물 내부는 물론, 조선 초기 불교 미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불상과 불화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이다.

소박한 외관의 국보 무위사 극락보전

겉이 소박한 것은 이승에서의 질박한 삶의 태도를, 내부가 화려한 것은 착하게 살고 난뒤 도달하는 극락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이제 몇주만 지나면 강진은 수국의 고을 답게 각양각생의 수국들이 산길, 사찰길, 찻집옆 등 곳곳에 피어난다. 가우도 초대형 청자에서 출발하는 짚트랙이 강진 꽃여행, 문화여행, 미식여행의 빈틈을 채워줄 것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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