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용인시 제공]

[헤럴드경제=서경원·문영규·원호연·주소현 기자] 6·1 지방선거 후 각 지역 당선인들이 내세웠던 지역거점 산업발전 공약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반도체(경기), 전기차(울산), 수소(전남), 해양플랜트(경남) 등 각 지역에서 추진되는 미래·친환경 사업들이 당선인들의 적극 지원 속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이는 윤석열 정부의 주력 과제인 동시에 주요 기업들이 핵심 신성장 동력으로 추진하는 사업이어서, 각 지역 행정적 지원을 바탕으로 기업의 앞날을 이끌어갈 자산으로 키워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선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당선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반도체 관련 공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 당선인은 100만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제시한 5대 혁신 전략 중 하나로 반도체를 경기도의 3대 글로벌 첨단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평택-화성-기흥-용인-이천’으로 이어지는 클러스터를 세계적 수준으로 재도약시키겠다는 그림이다.

평택, 화성, 기흥 등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대규모로 밀집해 있고 이천에도 SK하이닉스가 위치해있다. 클러스터 연결의 핵심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이곳에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김 당선인은 경기 남부 지역의 글로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성공시키고 SK하이닉스 반도체 단지 건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포항시장에 이강덕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포스코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본사의 포항 이전 작업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인은 선거 이전부터 포스코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의 본사 포항 이전을 적극 주장해 왔다. 지난달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 소유의 건물에 대한 이전 등기를 마치고 취득세 약 280억원을 경상북도에 납부하는 등 본사 이전 작업에 착수했다.

울산은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자의 시장 당선으로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국내 핵심 생산기지로 거듭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30년까지 총 21조원을 투자해 국내서 전기차 144만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지만 구체 지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김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자동차 도시로서 위상을 지킬 수 있도록 전기차 공장을 신설해 줄 것을 현대차에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현재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용지 제공을 약속한 상태라 울산의 기지 낙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남지사 선거에서는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박 후보가 내세웠던 거제 지역의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조성이 다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는 거제시 사등면에 해양플랜트 관련 제조산업의 용지 공급을 위해 계획된 단지인데, 조선업 불황으로 조선사들이 참여를 꺼리면서 지난 2018년 국토교통부가 승인 보류 결정을 내렸고 이후 답보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조선업이 되살아나고 있어 이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는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사들이 다시 적극성을 보일지 주목된다. 또 박 당선인은 이 산단 지역에 업종 다양화를 통한 대기업 유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조선 외 타업종 기업들의 참여 여부도 관심이다.

전남 지역은 김영록 전남 지사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신안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및 수소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해상풍력발전 기자재를 공급하는 국내외 기업과 수소사업을 유치하는 효성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신안해상풍력단지는 8.2GW급 규모에 2030년까지 민간자금 48조5000억원을 투입되는 사업이다. 전남은 이 사업을 통해 450개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 약 12만개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성은 해상풍력발전을 활용한 그린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데 총 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해상풍력발전으로 만들어진 수전해(전기로 물을 전기분해) 설비를 10㎿ 규모로 구축하는 사업이다. 향후 그린수소 생산량을 최대 연산 20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한 그린수소 저장 및 활용을 위해서는 연산 1만t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 2곳을 건립하고, 액화수소 충전소도 전남 주요 지역 9곳에 설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