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재배 종자 수’ 지적에 “쉽게 재배 성공하는 씨앗부터 제공”
1년만에 ‘틔운 미니’ 기획부터 출시까지 이례적 성공
“식물 재배 관심 수요 신시장 창출…고객과 소통 늘릴 것”
LG 틔운 미니 관련 이미지[LG전자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고객들이 식물 재배에 성공하는 경험을 갖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키우는 데 실패하지 않을 종자 위주로 우선 공급하다보니 씨앗의 종류가 적다는 얘기가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지난달 31일 신상윤 스프라우트컴퍼니 대표는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식물생활가전 LG 틔운 미니에 사용할 수 있는 종자 종류 수(6개)가 적다’는 제품 구매자들의 의견에 대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지난 3월 출시 이후 조기 완판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LG 틔운 미니’는 식물 재배 실패 경험이 있는 이른바 ‘식물똥손’들을 대상으로, 작물을 키우는 즐거움을 제공하고자 LG전자의 사내독립기업(CIC)인 스프라우트컴퍼니가 새롭게 내놓은 제품이다.
제품 구매자들은 ‘틔운 미니의 작은 크기 덕분에 집안 곳곳에서 식물을 키우며 감상할 수 있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리면서도, ‘키울 수 있는 식물의 종류가 적다’는 점을 아쉬운 사항으로 지적했다.
이와 관련, 신 대표는 “이미 관련 불편 사항을 알고 있다”며 “출시 초기에는 약 1년 동안 시장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에서 제한된 수의 씨앗을 제공했지만, 최근 틔운부터 노랑·불꽃노랑 등 두 가지 색상의 메리골드 꽃 품종을 새로 내놓는 등 고객들의 선택지를 넓히는 작업에도 착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틔운 미니’는 기존 LG전자의 제품과 달리 이례적으로 1년만에 기획부터 제품 출시까지 이뤄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CIC를 맡은 신 대표에게 LG전자 경영진이 의사결정과 관련된 많은 권한을 위임했고, 직원들 역시 신속하면서도 애자일(짧은 주기 실행을 통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소통을 한 결과, LG전자 CIC 중 스프라우트컴퍼니가 가장 먼저 틔운 미니와 같은 상용 제품을 내놓게 됐다.
신상윤 스프라우트 컴퍼니 대표[LG전자 제공] |
식물가전시장을 바라보는 신 대표의 시각 역시 주목할만하다. 그는 식물을 키울지 말지 고민하는 ‘식물똥손’ 초보자들에게 ‘식물을 키우는 즐거움’을 찾아주면서, 이를 바탕으로 관련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은 식물에 무관심하던 이들이 틔운 미니를 통해 작물 재배의 즐거움을 느끼면서 점차 이런 문화를 애용하는 단계로 나아가면, 식물 재배 수요층 역시 점차 두터워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LG 스타일러가 지난 2011년 출시 후 5년만에 경량화된 제품을 내놓으며 ‘기존에 없던 의류관리기 시장’을 새롭게 만들었듯, 스프라우트컴퍼니 역시 기존의 식물 재배 시장에 숨겨진 수요를 새로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 대표는 상추 등 먹을 수 있는 채소를 키우는 데 중점을 뒀던 기존 제품들 콘셉트를 그대로 따라갈 뻔 했으나, 새롭게 창출할 시장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씨앗부터 키우며 즐거움을 찾는 반려식물 신가전을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틔운 제품의 고객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인구통계학적 접근을 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취향을 찾는 데 초점을 두게 됐다”고 강조했다.
통상 다른 기업이 하듯 ‘서울 특정 평수 이상 아파트에 거주하는 특정 연령대 사람’ 등 인구통계학적인 고객 분석을 시도한 것이 아니라, 개인들의 취향을 최대한 세밀하게 나눠 분석해 식물 재배와 관련된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면밀하게 따져봤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식물 관련 커뮤니티의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는 것은 물론 영농인·일반 시민 등과의 개별 심층 인터뷰 역시 수차례 진행했다.
신 대표는 식물 재배 시장을 창출하고 확대하기 위해 제품 이용자들과 식물 재배 소통의 방식을 점차 다양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스프라우트컴퍼니는 틔운 제품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20명 정도의 신청자를 받아 아직 팔고 있지 않은 채송화에 대한 재배 이벤트(가틔·‘같이 틔워요’) 를 처음으로 함께 진행하고 있다.
그는 “다양한 꽃을 씨앗으로 내달라는 고객들의 요구사항이 있어 아직 출시 전인 작물을 고객들과 함께 키우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이 원하는 작물을 함께 키우며 고민을 함께 나누는 소통 등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ra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