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하우스 인사이트] 국내 증시의 방어력이 돋보이는 중
서정훈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수석연구위원
서정훈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수석연구위원.[삼성증권 제공]

뉴욕과 여의도 증시의 디커플링은 가능할까? 최근 한 달 간의 흐름만 놓고 보면 두 시장의 차별적인 움직임은 분명하다. 투자자들의 스트레스가 깊었던 것은 공통된 현상이지만,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실현(realized) 기준으로 코스피의 지난 1개월 변동성은 1.7%인 반면 S&P500은 3.4%로 두 배에 이르는 것이 확인된다. 그리고 두 인덱스 간의 변동성 격차는 재차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이 기침을 하면 한국은 몸살이 걸린다는 표현이 참으로 관용적으로 쓰여 왔지만, 적어도 현 구간에는 적용이 어려울 것이다. 국내 증시의 방어력이 돋보였던 까닭은 다름 아닌 선제적인 조정이 깊었던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이미 전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 리피니티브(Refinitiv)에 따르면 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 멀티플은 9.0배 수준으로, 팬데믹 쇼크 당시인 8.8배에 근접했다. 고유가와 무역수지 적자, 그리고 원화 환율 급등은 연 초부터 경험해 오고 있기도 하다. 사이클 상 국내 증시가 앞서간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국 증시의 하락폭이 더 두드러지는 이유는 글로벌 리딩 마켓으로 군림했던 것에 대한 반작용일 수 있다. 팬데믹 이후 넘쳐났던 유동성은 빅테크로 대변되는 미국 혁신기업에 집중됐다. 국내의 서학 개미 열풍도 그 사례 중 하나다. 금융여건이 보다 긴축적으로 변모하면서 주변국들의 자금 이탈은 일찌감치 진행됐으나, 뉴욕 증시에서의 매도세는 후행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지금의 차별화를 설명할 수 있겠다. 달러 인덱스가 20년래 최고치 수준인 점도 주목해보자. 글로벌 불황에 대한 염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 등이 달러의 고공행진을 그간 이끌어왔다. 그러나 최근 그 동력은 다소 소진된 모습이다. 유럽중앙은행(ECB)를 비롯한 주변 통화당국들도 긴축 행보를 보이는 것, 미국 본토의 리세션 우려 등이 이유로 꼽힌다. 그만큼 그간 독보적인 경기 모멘텀을 보여주던 미국도 결국 글로벌 평균으로 수렴하는 것이다.

이 같은 달러의 약세 반전 가능성은 비(非) 달러 표시자산의 매력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마침 원화 환율도 단기간 내 오버슈팅한 상황이기도 하다. 코스피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2009년 이후 최저치까지 내려온 만큼 여건상 이들의 환입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겠다. 매크로 불확실성이 아직 잔존한 까닭에 적극적인 롱 포지션(long position) 구축은 어렵겠으나, 그간 누적된 숏 포지션(short position)의 커버링(covering)은 충분히 기대 가능할 것이다. 지난주 후반 인민은행의 대출우대금리(LPR) 인하가 단행되는 등 중국의 부양 기대감이 한층 강화된 점도 동아시아 지역 전반에 대한 외국인투자자의 선호도를 높이는 요소가 된다. 중국 증시의 반등이 동반돼야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도 맥락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반등 초기 국면에선 그간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가 깊었던 업종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연 초 이후 외국인의 매도세가 집중됐던 곳은 전기·전자 업종이다. 업황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는 상태지만, 기술적인 반등은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구간이겠다. 반대로 외국인이 지속적인 매도세를 보이던 와중에도 최근 선별적 매수세를 보였던 자동차 업종은 이후 국면에서도 매수 관점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밸류에이션 메리트는 물론 하반기 실적 기대감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는 ‘IT 소재·부품·장비’ 업체에도 해당된다. 이 외 중국 부양 사이클에 수혜가 될 수 있는 철강·금속, 화학 등에 대한 관심도 유효하다.

miii03@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