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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3兆 투자에도 반기든 현대차·기아 노조…기본급부터 고용까지 ‘평행선’
현대차 노조 25일 ‘단체교섭 출정식’ 열고 5000명 집결
“시기 연연하지 않고 굵고 길게 협상…전투력 복원해야”
국내 투자 및 해외공장 신설 모두 반대…합의점 못 찾아
지난 25일 울산공장 본관 앞 잔디밭에서 전국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이 올해 임금 투쟁 출정식을 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강경 대응에 나선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지난 25일 울산공장 본관 앞 광장에서 ‘2022년 단체교섭 출정식’을 열고, 사측을 압박했다. 이날 출정식에는 조합원 5000여 명(노조 추산)이 참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2년여 만에 열린 이번 출정식에서 노조는 단결을 통해 임단협 요구사항을 쟁취하자고 뜻을 모았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3년간 파업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요구안 관철을 위해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안현호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이날 “올해 임금협상은 굵고 길게, 시기에 연연하지 않고 갈 것”이라며 “여름휴가나 추석 연휴 아니면 연말이 됐든 타결 시기는 회사가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노조를 바로 세우는 것은 현장 조직력”이라며 “현장 권력을 강화하고 현장의 전투력을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4일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국내에 63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는 “뜬구름 잡는 여론몰이식 계획”이라며 반기를 들었다.

노조는 회사의 투자 계획이 발표된 이후 교섭 속보를 통해 “규모, 시기, 장소가 구체적으로 담긴 계획이 나와야 한다”며 “국내공장 투자가 전제되지 않은 해외공장 투자는 용납이 안 된다”고 밝혔다. 국내 투자를 비롯해 현대차가 미국에 건설 예정인 신 전기차 공장 등에 대해 모두 불만을 표출한 대목이다.

특히 향후 협상 과정에서 신규인원 충원, 기본급 인상 등을 두고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좁히기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현대차·기아 노조는 자연감소, 정년퇴직 인원을 대신해 정규직 인력을 충원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차 대비 필요한 부품이 대폭 줄어 인력이 20~30%가량 적게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의 구조를 유지하면 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노조가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올해 역대 최고 수준인 16만5200원의 기본급 인상(호봉승급분 제외)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지난해 양사는 75000원 인상에 합의했다. 올해 인상안은 이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금속노조 요구안(14만2300원)보다도 높게 책정된 요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사실상 국내 투자와 해외 공장 건설 등 사측의 투자 계획 대부분에 반대하고 있다”며 “기본급 인상, 성과급 확보, 인력 충원 등 각종 안건을 두고, 노사 간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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