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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천년간 미해결 난제 KAIST가 풀었다”…‘마찰전기’ 발생원리 최초 규명
- KAIST 김용현 교수팀, 마찰 대전열 이론 공식 제시
- 정전기의 미시적인 제어를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
[123RF]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수천년동안 해결되지 않고 있었던 마찰전기의 발생원리를 세계 최초로 찾아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물리학과 김용현 교수 연구팀이 마찰전기의 미시적 작동원리를 찾아냈고, 정량적으로도 이동 전하량을 설명해 낼 수 있는ㄴ 마찰 대전열 이론을 공식 제시했다고 26일 밝혔다.

마찰전기는 2600년 전 인류가 처음 ‘전기’를 인식하게 된 계기로 알려질 만큼 인류와 함께한 역사가 굉장히 오래된 현상이다. 최근에는 에너지 수확 기술 중 하나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의 감염을 막기 위한 마스크 그리고 공기 정화 기술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실생활에서도 번개나 정전기 등으로 매우 친숙한 자연현상이지만 지금까지 마찰전기의 발생을 정량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양자역학 이론이나 나노기술 이론은 없었다.

김용현 교수와 여호기 박사는 2014년 열전 영상 측정 기술을 개발하며 두 물질 간의 계면에 급격한 온도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계면에 마찰에 의한 열이 발생하면 열전효과에 의해 전하가 이동할 수 있고, 마찰전기의 원리를 규명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당시 2~3명의 박사과정 학생이 달려들어도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고, 7년여 만인 지금 대부분 난관을 해결하고 마침내 마찰전기의 비밀을 인류 최초로 맛볼 수 있었다.

연구팀은 마찰전기의 전하 이동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마찰전기 팩터(triboelectric factor)’ 공식을 유도했으며 이를 이용해서 세계 최초의 이론 마찰 대전열을 구성했다. 마찰전기 팩터는 제벡 계수(단위 온도차에서 유도되는 전압), 밀도, 비열, 열전도도 등 물질 특성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마찰전기로 발생시킬 수 있는 전압강하의 크기를 예측하는 ‘마찰전기 파워(triboelectric power)’라는 물리량 K도 연구팀이 최초로 제안했다.

마찰 대전열은 중학교 2학년 교과서에서 다루는 내용이었지만 2015년 개정 교육과정 교과서에서는 더이상 다루고 있지 않다. 기존 경험적 방법으로 결정되는 마찰 대전열이 연구자마다 다른 결과를 보고하고 있어 부정확하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KAIST 연구팀이 미시적, 양자역학적으로 정의된 마찰전기 팩터를 이용해 정량적인 대전열을 최초로 구성했기 때문에 다시 교과서에 마찰 대전열이 실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털, 실크, 나일론, 금속, 고무, 플라스틱 등이 포함된 이론 마찰 대전열 개념도.[KAIST 제공]

김용현 교수는 "미시세계에서의 열전현상을 양자역학적으로 연구하고 있었기 때문에 인류의 난제인 마찰전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행운이 따랐고, 오랫동안 포기하지 않고 매달려 준 학생들과 동료들에게 감사하다ˮ 라며 "마찰전기에 대한 미시적 이해를 통해, 보다 고효율 마찰전기 나노 발전기를 물질 수준에서 설계할 수 있게 됐으며, 실생활이나 산업에서 정전기를 제어하는 데 널리 이용되기를 바란다ˮ 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1년여의 동료심사를 거쳐 미국물리학회 오픈엑세스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리서치’ 5월 17일 출판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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