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기존 1.50%였던 기준금리를 연 1.75%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두 달 연속 인상된 건 약 15년 만이다. [연합]

[헤럴드경제=성연진·박자연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기준금리 인상 결정과 관련해 “현재까지 성장보다 물가가 부정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1.75%로 인상했다. 이날 처음으로 금통위를 주재한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금리가 인상되는 과정에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한은도 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현 상황에서 정책대응을 실기(失期)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크게 확산되고 실제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 실질 임금이 하락하고 금융불안정이 커지게 되면 취약계층은 중장기적으로 훨씬 더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고 말했다.

이 총재는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정부와 정책 공조를 통해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 면서 “통화정책은 높아진 물가상승 압력에 적극 대응해 긴 안목에서 전반적인 성장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인상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회복세 특징이 양극화를 수반해 취약계층에 대한 영향은 더 크다”면서 “기준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인상될 때 가계이자부담이 3조 이상 올라가고 기업부담도 1조7000억원 가량 늘어나기 때문에 한은도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과 더불어 ‘한국은행의 금융기관에 대한 여수신이율’을 개정해 이날부터 금융중개지원대출 중 상시 지원 프로그램의 대출 금리를 연 0.50%에서 연 0.75%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 프로 그램의 대출 금리는 연 0.25%에서 유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