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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년만에 두달연속 금리 인상...‘물가파이터’ 길 걷는 한은
물가상승률 전망 3.1%→4.5%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취임 후 첫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의사봉을 잡고 있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국은행]

[헤럴드경제=성연진·박자연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의사봉을 잡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한은은 26일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상향했다. 5%를 위협하는 소비자물가 상승 압박과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 속도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올 물가상승률 4.5%…통제벗어난 물가

한은의 이같은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인플레이션 공포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4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1.50% 올린 데 이어 또다시 1.75%로 두달 연속 인상에 나선 것은, 물가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의 때를 놓칠 수 없다는 절박함을 반영한다.

실제 한은은 이날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4.5%로 상향했다. 당초 물가상승률 목표인 2%의 배가 넘는다. 한은의 연간 4%대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2011년 7월(연 4.0% 전망)이 마지막으로, 약 11년 만이다.

물가는 나날이 상승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망 차질 등으로 1년 전보다 4.8%가 뛰었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 주체들의 물가상승 기대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실제 물가 지표를 밀어올릴 가능성이 있어, 통화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다. 5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2012년 10월(3.3%) 이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긴축 서두르는 美…금리 인상 압박

미국 등 주요국이 인플레이션 공포에 서둘러 긴축으로 돌아서는 것도, 한은이 연이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도록 했다.

미 CNBC방송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5월 정례회의에서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60차례나 거론됐다. 또 의사록에서 “모든 참석자는 물가 안정을 복원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는 강한 약속과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6월과 7월 또다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씩 올리는 ‘빅스텝’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이렇게 되면 한미간 금리차는 7월 역전되게 된다. 한미간 금리차 역전은 원화가치 절하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 뿐 아니라, 원자재 수입 가격을 밀어올려 물가 상승을 더 자극할 요인이 크다. 또 환율 상승은 무역 수지적자를 불러와 경상수지 적자를 일으킬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앞서 한미간 금리차 역전으로 인한 자본 유출은 우리나라의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과거와 같이 심각하게)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지만, 환율은 (물가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시장에선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본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한은이 이달을 비롯해 7월과 10월 추가적으로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내년 중반께 기준금리가 2.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이 전망대로라면 기준금리 2.5%는 2014년 8월 이후 처음이다.

yjsung@heraldcorp.com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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