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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달장애 가정 또 비극…“장애등록 무관하게 도움 줘야”
6세 발달장애아동·엄마 극단 선택
“영유아 발달지연, 코로나도 영향”
“예산지원 우선순위도 늘 밀려”

발달재활서비스를 이용하던 6세 아들과 엄마가 양육의 어려움 속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 발달장애 등을 겪는 가정들이 생을 마감하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전문가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힘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3일 오후 5시49분께 서울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40대 엄마 A씨와 아들 B군이 추락한 채 소방에 발견됐다. 경비원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이들 모자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두 사람은 모두 사망했다. B군은 장애인 등록은 되지 않았으나 최근까지 발달재활서비스를 이용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장애아동가족지원사업 중 발달재활서비스는 만 18세 미만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한다. 단, 만 6세 미만의 영유아의 경우 예외가 적용된다. 시각·청각·언어·지적·자폐성·뇌병변 장애가 예견돼 발달재활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인정된 경우에는 이용이 가능하다. 장애등록이 안된 대상자가 만 6세가 되면, 만 6세가 되는 달까지만 지원된다.

장애가 예견되지 않는 경우라도 영유아가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보건소, 지자체 등을 통해 지원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서울의 한 발달센터에서 언어치료를 진행 중인 5살 아이를 키우는 30대 김모씨는 “발달 지연이든 장애든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들이 충분히 소통할 기회가 많아야 한다”며 “센터를 다녀야 하고 발달이 더뎌 또래 친구 사귀기가 어려워 아이와 엄마 둘다 외로운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족과 전문가에게도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길 주변에 권한다”며 “발달이 늦고, 장애를 가진 것은 절대 죄가 아니기에 어디서든 아이들이 행복할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발달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와 양육자가 충분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봤다. 장애 등록 여부가 걸림돌이 되어선 안된다는 이야기다. 신의진 세브란스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장애는 그 나이에 딱 결정되지도 않고 치료로 나아지기도 한다”며 “‘선 지원 후 진단’ 식으로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양육자들이 죄책감을 넘어 패닉과 불안을 겪는 경우도 많다”며 “그럼에도 이들을 도와줄 소아정신과 내 전문가들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어린이집 등에 적응을 못해 하루 종일 울거나 소리를 지르는 아이들의 소음으로 이웃과 갈등하는 경우 등 어려움을 겪는 부모가 대거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황선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정책팀장은 “장애 등록을 했다 해도, 사실상 24시간 아이를 돌봐야 하는 현실에서 우리 지원 체계는 너무나도 부족한 현실”이라며 “매번 비슷한 유형의 비극이 반복되지만 예산 집행 과정에서 늘 우선순위에 밀려온 발달장애 지원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며 영유아 발달 문제에 대한 더욱 관심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는 이날부터 다음달 7일까지 전국 최초로 ‘포스트 코로나 영유아 발달 실태조사’에 들어간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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