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시공 등 참여 가능성
SMR분야 한미 기업 합종연횡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한일 순방을 위해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오르며 손을 흔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2일 한국, 22∼24일 일본을 순차적으로 방문한다. [연합] |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에서 ‘원전 동맹’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원자력발전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해외 원전 시장 공동 진출, 소형모듈원전(SMR) 공동 개발 협력,한·미 원자력고위급위원회(HLBC) 재가동 등이 합의문에 담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중립 기조에 에너지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시점에서 원자력발전 생태계를 회복하려는 양국의 의지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또한 양국의 원전 수출이 사실상 개점 휴업하는 동안 시장 영향력을 키워간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할 수 있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2027년까지 건설 예정인 50개 원자로 중 중국이 15개, 러시아가 12개를 수주해 각각 세계 1·2위를 달리고 있다. 같은 기간 미국은 2개, 한국은 6개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특히 러시아는 세계 최대 원전 수출국으로 2000년대 이후 중국, 인도, 터키 등 12개국에서 36기의 원전 건설 계약을 따낸 바 있다. 반면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 원전 사고 이후 원전 건설을 중단하면서 자체 원전 생태계가 힘을 잃었다.
국내 기업들이 원전 시공 능력과 기술력을 갖춘 만큼 한국과 미국의 원전 동맹이 최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미국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루마니아, 불가리아, 폴란드, 우크라이나 등과 원전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 원전사업에 두산중공업, 삼성물산, 현대엔지니어링 등 국내 기업들이 부품을 납품하거나 시공할 수 있다.
SMR 공동 협력도 마찬가지다. 발전량 300㎿(메가와트) 이하의 소형 원전인 SMR은 공장에서 제작하기 때문에 원전 건설기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주요국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기술이다. 미국은 SMR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고, 한국 역시 2012년 초기 SMR 모델인 SMART(스마트) 원전으로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한 바 있다.
이미 양국의 기업 사이에서는 SM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합종연횡이 벌어지고 있다. 이달 SMR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뉴욕 증시에 상장한 뉴스케일파워는 두산에너빌리티·삼성물산·GS에너지와 전세계에 SMR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사업개발을 공동 추진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SK그룹은 미국 테라파워와 손을 맞잡았다. 테라파워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2008년 설립한 원전업계 기업으로 소듐냉각고속로(SFR) 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제무성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기술력을 잘 갖춘 만큼 미국도 굉장한 도움을 받을 것 같다”며 “양국의 원전 동맹이 공식화된다면 국내 기업들이 미국이 체결한 사업에 바로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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