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 2019년 대비 2배 올라
지난 4월 운항횟수 코로나19 이전 대비 8.9% 그쳐
20일 오전 서울 김포공항이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로 걸어 잠갔던 빗장을 풀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좌석 공급이 제한적인 데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유류할증료까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여름 성수기 런던, 파리 등의 왕복 항공권 가격은 220만~350만원 수준이다. 2019년에는 150만~200만원에 예약할 수 있었지만, 현재 100만원가량이 인상됐다. 일본이나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 역시 2019년 대비 2배 가까이 올랐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여행 및 출장 수요가 폭발하고 있지만, 공급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 방역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국제선 운항 횟수를 제한하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지난달 국제선 운항 횟수는 10%가 채 안 됐다. 국제선 정기편 기준 지난달 주 420회 운항 했는데, 이는 2019년 4월 말(주 4714회)의 8.9%에 불과한 수준이다.
여기에 유류할증료까지 계속해서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항공사들은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별도로 유류할증료를 부과한다. 유류할증료가 오르면 소비자가 내야하는 항공권 총액도 오른다.
6월 대한항공의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이달보다 2계단 상승한 19단계가 적용돼 편도거리 기준 거리 비례별로 3만7700~29만3800원이 부과된다.
아시아나항공도 다음달 19단계가 적용돼 편도거리 기준 거리 비례 별로 4만400원~22만9600원의 유류할증료를 부과한다.
19단계는 2016년 7월 유류할증료에 거리 비례구간제가 적용된 이후 가장 높은 단계다. 3월 10단계, 4월 14단계, 5월 17단계, 6월 19단계 등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의 갤런(1갤런=3.785ℓ)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되며, 그 이하면 부과되지 않는다. 6월 국제선 유류할증료의 기준이 되는 4월 16일부터 5월 15일까지 한 달간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은 갤런당 335.62센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내선 유류할증료 또한 이달 1만4300원에서 다음달 1만7600원으로 인상된다.
문제는 당분간 이 같은 항공권 가격 상승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국제선 운항을 이달 주 532회에서 다음달 주 762회로 230회 늘릴 예정이지만, 업계에서는 가격 안정화를 꾀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해외 입국자에 대한 방역 규제 완화로 국제선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오는 23일부터 24시간 내 시행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도 코로나19 검사로 인정하기로 했다. 현재는 입국 전 48시간 내 시행한 유전자증폭검사(PCR) 음성확인서만 인정하고 있다.
다음달 1일부터는 입국 후 검사 횟수도 3회에서 2회로 축소한다. 또 백신접종을 완료한 보호자와 동반 입국할 때 격리 면제 대상 연령을 현행 만 6세 미만에서 만 12세 미만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방역 조치가 완화하고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해외여행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정부가 단계적 증편 계획을 세웠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 당분간 공급 부족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