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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러→엔화 갈아타기 러시…‘換 변동성’ 베팅 늘었다
高달러·엔低시대 투자법
달러 환율 오르자 엔화行 급증
원·달러 단기 1300원 넘을수도
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 완화
ECB 금리인상 동참시 꺾일 듯
환차익보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엔데믹 여행 대비 여행적금 ↑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투자 움직임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차익을 실현한 달러예금서 수조원의 돈을 빼는 한편, 원화 대비 저평가된 엔화 예금으로 시중 자금이 몰리고 있다. 주식과 가상자산 등 관심을 모으던 투자시장이 하락 전환하면서, 투자자금이 ‘환 변동성’에 베팅하며 이동중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 강세 추세가 이어지겠으나, 길게 내다보면 유로존의 기준금리 인상이나 전쟁 리스크 완화 등 불안을 잠재울 요소가 상당하다고 봤다. 이에 강달러 흐름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차익 실현을 위해 달러 투자를 고민하는 경우라면 단기로 접근하되, 중장기로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으로 투자해야한다는 조언이다.

▶高달러·엔低에 달라진 외화예금 포트폴리오=20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에 따르면,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 536억5000만달러에서 4월 말 기준 492억3900만달러로 약 44억달러 감소했다. 한화로는 5조5765억원에 달한다.

달러가치 급등하자, 투자 수요가 줄어든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올초 1190원에서 이달 1290원대까지 상승하며 7%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달러예금이 줄어들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전체 외화예금 잔액은 소폭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4대 시중은행 외화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 624억3800만달러에서 지난달 말 570억2700만달러까지 감소하다 이달 18일 기준 588억8200만달러로 소폭 불어났다.

엔데믹 전환 이후 여행 적금 상품에 신규로 가입하는 수요도 감지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에서는 4, 5월 들어 외화 예적금 월평균 신규 가입이 1분기 대비 2배 이상, 같은 기간 여행 적금은 4배 이상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엔데믹으로의 전환으로 이달 여행 적금 수요 등이 늘며 달러를 비롯한 외화예금이 소폭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원화 대비 약세를 기록하고 있는 엔화에는 투자수요가 더해졌다. KB국민은행의 경우 4월말 기준 엔화예금 잔액이 810억8000만엔으로 1년 만에 56.8%(294억엔)나 급증했다. 하나은행 엔화 예금도 같은 기간 1789억엔에서 2308억엔으로 5000억엔 넘게 증가했다. 원/엔 환율은 올 3월 100엔당 1000원 아래로 떨어져 이달 990원대 안팎을 오르내리는 중이다.

▶“달러 더 오른다는데” 전문가, 단기로 접근해야=시장에선 당분간 달러 강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원/달러 환율이 1300원까지 닿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예상보다 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주요국은 긴축의 고삐를 쥘 것으로 전망된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주요 7개국(G7) 회의를 위해 독일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 세계의 생산과 소비가 줄고 인플레이션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강달러 원인이 미 연준의 공격적 긴축, 전쟁 및 중국경기 둔화 등으로 인한 달러 수요 급증에 있다”며 “미국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격차 지속, 전쟁 이슈 등으로 달러 수요가 이어져 원/달러는 평균 1265원에서 움직이는 등 강달러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박석현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부부장은 “올해만 놓고 본다면 달러당 1300원선까지 갈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투자할만한 메리트가 있다”면서도 “내년까지 놓고 봤을 때에는 이미 달러가 높은 수준까지 형성돼 있어 오로지 달러 흐름만 보고 투자결정을 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연말로 갈수록 점차 달러강세를 이끌었던 요인들이 수그러들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3분기부터 대외 불확실성 영향이 약화되고 연준 긴축 우려 완화에 달러가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은 1200원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글로벌 통화 긴축, 물가 부담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 때문에 1년 이상 중장기 관점으로 달러 투자를 원할 경우 환차익을 노리기 보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조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유럽중앙은행(ECB) 등 여타 선진국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에 동참하며 미 달러 강세로 가는 일방통행을 저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지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원화 환율 역시 변동성 위험에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정은·박자연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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