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코로나 우울증·불안에 마약 손댔나...투약자 검거 3년만에 68%나 급증
경찰청 ‘마약사범 검거 현황’ 분석
밀수·판매 등 유통망 검거는 감소
유럽서는 ‘상관관계 보고서’ 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마약 투약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블루(우울)’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마약으로 해소하려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일 헤럴드경제가 경찰청으로부터 입수한 ‘마약사범 검거 현황’에 따르면 경찰이 검거한 마약 투약자는 2018년 3862명에서 지난해 6477명으로 3년 만에 67.7% 증가했다.

마약을 투약하는 10대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지난해 검찰에 송치된 10대 마약 투약자는 450명을 기록해 전년(313명) 대비 43.8% 급증했다. 2017년(119명)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점점 교묘해지는 유통망으로 인해 마약 밀수·판매 등에 대한 적발은 어려워지고 있다. 마약 투약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마약 밀수자 검거는 2018년 110명에서 지난해 75명으로 줄었다. 밀경(密耕)도 같은 기간 1053명에서 1037명, 판매는 3063명에서 3016명으로 각각 소폭 감소했다.

판매책 검거가 줄었음에도 국내로 들어오는 마약은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관세청이 지난해 적발한 밀수 마약류는 1272㎏으로, 전년보다 7.6배 증가해 관세청 개청 이래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우울감 등 정신적 문제가 마약 투약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관계자는 “이미 유럽에서는 코로나와 마약 투약의 상관관계를 입증한 보고서도 있다”며 “코로나로 인해 정서적 불안감을 마약으로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지난 3월 자살 상담건수는 3471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5.1% 증가했다. 올 1분기 월 평균 상담 건수(3010건)는 지난해 전체 월 평균 상담 건수(2427건)에 비해 24.0% 늘었다.

마약 중독은 스스로의 건강을 해치기도 하지만, 마약 투약 후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폭력·살인 등 범죄를 저지를 수 있어 더욱 문제가 된다.

지난 11일 40대 서울 구로구에서 중국 국적의 40대 남성 A씨가 마약을 투약하고 이유 없이 60대 남성을 도로 경계석으로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부산 북구에서 역시 40대 남성 B씨가 마약을 투약한 채 지인을 흉기로 살해했다.

만약 마약에 한번이라도 손을 댔다면, 혼자 힘으로 이겨내려 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마약퇴치운동본부 관계자는 “마약은 절대로 혼자 힘으로 해결이 불가능하다”며 “마약퇴치운동본부 등 기관의 도움을 받고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투약자가 법적 처벌을 두려워 해 전문가를 찾기 꺼려한다”며 “우리 본부에서는 단 한 차례도 경찰 등에 개인의 정보를 넘긴 적이 없으니 안심하고 찾아오라”고 당부했다.

채상우 기자

123@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