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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생산차질 누적 3만대…현대차 신흥국 전략 ‘무게 이동’? [비즈360]
연간 20만대 생산설비 2개월여간 중단
“철수하면 국유화” 으름장에 '진퇴양난'
인니 중심 아세안으로 신흥국 전략 전환
현대자동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현대자동차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러시아 공장 가동을 중단한 지 2개월이 넘어가면서 차질을 빚은 차량 생산분이 3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전쟁에 따른 제재가 장기화되면서 현대차의 신흥시장 전략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18일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생산 차질에 대해 “100% 가동 시 연간 20만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과 생산 중단 기간이 2개월이 조금 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동안 생산되지 못한 차량 규모는 약 3만대가 넘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현대차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1일부터 부품 공급 차질을 이유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생산을 중단했다. 이후에도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제재로 자동차 부품 등의 러시아 수출이 금지되면서 생산 중단이 무기한 연장되고 있다.

한때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통상부 장관이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대차와 중국 하발 등의 자동차 기업이 러시아에서 차량 조립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현대차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생산 차질은 판매량 급감과 실적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의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 러시아 공장의 지난해 1분기 가동률은 83.3%로 지난해 1분기 가동률(130.3%)와 비교해 47%포인트 감소했다.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러시아 공장은 올해 1분기 29억32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494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과 대비된다.

생산 차질이 본격화된 지난해 4월에는 러시아 내 판매량이 4150대로 전년 대비 73% 줄었다. 같은 기간 제네시스 판매 실적도 156대로 1년 사이 51% 줄었다. 재고 물량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이는 이달부터는 사실상 판매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그룹이 러시아 합작법인 아브토바즈(AvtoVAZ)의 지분 68%와 러시아 공장을 러시아 국역 자동차 개발 연구소 '나미(NAMI)'에 단 2루블에 매각하는 등 서방 완성차그룹의 러시아 사업 중단이 이어지면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는 당장은 철수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철수한 외국기업 자산을 ‘합법적으로’ 국유화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 이어 지난 2020년 연간 10만대 생산 규모의 제너럴모터스(GM) 공장을 인수한 만큼 국유화는 치명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전쟁 추이 등을 면밀히 예의주시하는 것 이상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부진이 계속되는 중국 시장에 이어 대체 시장으로 꼽혔던 러시아 사업마저 차질을 빚으면서 현대차의 신흥 시장 전략은 아세안 지역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15억5000만달러(1조8200억원)을 투자해 지난달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을 준공했다. 작년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착공했다.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는 5일간 사전계약 동안 1587대가 계약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현지 전략 다목적차량(MPV) ‘스타게이저’도 투입을 기다리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로서는 러시아에서의 생산 및 판매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인도네시아에서의 사업이 빠르게 본궤도에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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