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다"고 답했다. 다만 추 부총리는 취약계층 등을 위해 추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조찬 회동을 진행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한 논의와 향후 정책 추진방향 및 정책공조 강화방안 등에 대해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두 경제 수장은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추경, 미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 언급했다.

추 부총리는 추경과 물가가 엇박자를 내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추경은 대선 과정에서 여야가 국민께 약속을 드린 부분이고 국민들께서도 그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물가 자극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번에 이전 지출 중심으로 봤기 때문에 물가 영향이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가 오르면 굉장히 생활이 어려워지시는 그런 취약계층도 많아, 그분들의 실질 소득을 받쳐주는 것도 경기 대책 그리고 물가 안정을 위해서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이달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첫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중앙정부 지출 기준으로 36조4000억원, 지방이전 재원까지 총 59조4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의결했다.

환율과 관련해서는 "외환시장의 안정이 필요하고, 앞으로 중앙은행과 정부가 긴밀히 공조 해 나가기로 했다"고 짧게 답변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 총재가 "미국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려는 것은 누구나 다 예상하는 일이고 이미 적어도 두 차례 이상의 50bp(1bp=0.01%포인트) 인상은 시장에 다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우리 상황이 인플레이션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아직 미국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미국과의 금리차 만을 염두에 두고 정책을 하는 것보다는 우리의 종합적인 성장이라든지 우리나라 물가라든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50bp 이상 올리는 '빅스텝' 상황은 아직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 총재는 "4월달 상황까지 봤을 때는 그런 고려할 필요 없는 상황인데 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더 올라갈지 등을 종합적으로 데이터를 보면서 판단해야 한다"면서 "우선 올해 5월 금통위 상황과 7~8월 경제 상황 물가 변화 상황을 봐야해서, 앞으로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냐 그런 걸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