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 이상으로 업계 최고지만 불안 완전히 가시지 않아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업계 1위인 삼성화재와 삼성생명도 금리인상에 따른 후폭풍을 비껴가지 못했다. 금리인상에 따라 재무건전성 지표를 나타내는 지급여력(RBC)비율은 대부분의 보험사에서 악화되고 있는데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모두 RBC 비율이 모두 악화됐다. 두 회사 모두 1분기 당기 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감소했으나 삼성전자 특별배당 등 외부요인을 제외하면 실적 자체는 양호한 편이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12일, 13일 각각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화재의 RBC비율은 271.3%로 지난해 말보다 34.1%포인트 하락했다. 1년 전과 비교해도 15.3%포인트 감소했다. 삼성생명도 마찬가지다. 1분기 삼성생명의 RBC는 246%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말보다 58.6%포인트 떨어졌다.
RBC 비율은 보험사의 자본량(가용자본)을 손실금액(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보험사가 보험 가입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는 정도의 자본을 쌓아 놨는지 알아볼 수 있는 지표다. 보험업법상 보험사는 RBC 비율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은 이보다 더 높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RBC는 금리상황과 직결된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금리도 상승하는데, 채권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채권의 가격은 낮아진다.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의 가격도 낮아지게 돼, 결과적으로 보험사의 자산규모가 줄어들게 된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보험사들의 RBC 비율은 모두 하락했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역시 이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당국의 권고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급여력이 충분해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금리 추가 인상에 따라 15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
RBC 비율 악화에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은 사실상 개선됐다. 삼성생명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69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 881억원) 대비 8184억 감소했지만 이는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 특별배당 6470억원(세후)에 의한 기저효과 및 주가지수 하락에 따른 변액보증준비금 손실(2680억원)등에 따른 것이다. 두 가지를 제외하고 당기순이익을 비교해보면 전년도 2130억원(삼성전자 특별배당, 변액보증준비금 손실 제외)에서 2697억원으로 증가했다. 장래 이익의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인 신계약 가치는 1분기 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470억원) 대비 15.4% 증가했다.
삼성화재도 마찬가지다. 삼성화재 1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감소한 4091억원인데, 지난해 1분기에는 삼성전자 특별배당으로 삼성화재 순이익이 크게 늘었는데 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28.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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