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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영희 아트부산 이사장 “특정 계층 아닌 여러 세대로 미술시장 확대”
손영희 (사)아트쇼부산 이사장
개막 전 대표 해임 내홍에도 역대급 호황
“문화 불모지 부산 개척…예술도시로 성장”
손영희 사단법인 아트쇼부산 이사장은 “지금은 특정 계층을 넘어 젊은 세대, 더 다양한 세대로 미술시장이 확대됐다. 해마다 5월이면 부산을 찾아오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tvN ‘월간커넥트’ 제공]

[부산=고승희 기자] “MZ세대가 미술시장에 몰린다는 말이 아트부산 때부터 유행하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특정 계층을 넘어 젊은 세대, 더 다양한 세대로 미술시장이 확대되고 라이프스타일 속에 스며들고 있어요.”

아트부산 VIP 프리뷰 첫날인 지난 12일 오후,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으로 미술 애호가들이 몰렸다. 입장을 위해 십여 미터가 넘는 긴 줄이 늘어서며 개막과 동시에 열기가 감지됐다. 엔데믹과 함께 열린 올해 첫 아트페어의 호황에 업계는 물론 주최 측도 상기됐다.

‘아트부산 2022’가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에서 만난 손영희 사단법인 아트쇼부산 이사장이 “지난해를 뛰어넘는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아트부산은 이미 지난해 행사 당시 기록으로 사상 최고 매출이던 350억원의 흥행 성과를 썼다. 올해는 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트부산은 ‘문화 불모지’ 부산에서 2012년 첫 행사를 열었다. 갤러리 유치와 관람객 모객도 쉽지 않고, ‘아트페어’라는 용어도 생소한 시절이었다. 손 이사장은 “부산은 문화적으로 낙후된 도시였다”며 “초창기엔 해외의 큰 아트페어로 발품을 팔면서 갤러리를 찾아다녔고, 부산으로 와달라고 요청하다 거절 당하기 일쑤였다”고 떠올렸다.

1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2 부산국제아트페어에서 관람객들이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오는 15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21개국에서 133개 갤러리(국내 101개, 해외 32개)가 참가한다. [연합]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상전벽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갤러리 참가 신청만 272건에 달했다. 심사를 거쳐 국내외 133개 갤러리가 참가했고, 50억원에 달하는 피카소의 회화, 40억원에 이르는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작품이 나왔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작을 비롯해 아트부산 곳곳이 ‘포토존’이 됐고, 배우 박서준 등 인기 스타들이 일찌감치 다녀갔다. 회를 거듭하며 국내외 유수 갤러리가 참여하니 관객이 모이고, 구매력을 가진 관객들이 찾아오니 더 많은 갤러리가 나오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작품이 팔릴 수 있는 페어로서 아트부산을 인지, 차츰 위상이 달라졌다”는 것이 손 이사장의 생각이다.

다만 내부적으로 잡음도 있었다. 개막을 앞두고 대표이사 긴급 해임 등의 내홍을 겪었다. 아트부산을 운영하는 아트쇼부산은 지난 2020년 독일에서 화랑을 운영하던 변원경 씨를 대표로 영입했다. 아트쇼부산과 손 이사장은 변 전 대표의 “불성실한 근무와 갤러리와의 관계 악화 조장 등의 직무 태만, 대표직 권한을 이용한 개인 이익 편취, 직원 하대 언행 등이 해고 이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변원경 전 대표는 “아트부산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맡은 업무들을 적법하고 성실히 수행했다”며 “행사 직전에 대표이사 해임이라는 일방적 통보는 아트부산이라는 아트페어를 개인 소유로 생각하기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는 입장이다.

1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2 부산국제아트페어 [연합]

일련의 사태가 무색하게도 아트부산은 개막 첫날부터 대성황 조짐이다. 손 이사장은 “아트부산의 성장은 개인의 힘이 아닌 여러 동반자와 함께 일군 것”이라고 강조했다. 갤러리, 관람객, 후원사 등의 삼박자가 어우러져 동행했다.

손 이사장은 “지금 미술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금융권”이라며 “르네상스에 메디치 가문, 19세기에 로스차일드가 있었다면 현재는 금융계가 막대한 자본으로 미술관을 건립하고, 아트페어를 후원하며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계의 VVIP, VIP 고객이 예술을 좋아하는 애호가 층과 맞닿은 것이 그 이유다.

아트부산과 함께 해마다 5월이면 부산도 북적인다. 아트부산을 찾는 관람객이 미술품에 투자하고 관광, 체류하며 쓰는 비용이 상당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만들고 있다. 손 이사장은 “아트부산이 부산이라는 도시에 미술 시장 확대 역할을 했고, 미술에 대한 관심을 대중의 삶 속에 녹아들게 했다”고 말했다. 아트부산이 바라보는 미래는 더 멀리 있다.

“부산을 문화의 도시로 만들고, 그 가치를 높이려는 데에 아트부산도 함께 하고자 해요. 아트바젤을 보기 위해 홍콩에 가고, 12월엔 마이애미를 가는 것처럼 더 많은 사람들이 해마다 5월이면 부산을 찾아오게 하는 것이 목표예요.”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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