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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러 제재 정답은 ‘100달러 지폐’에…단계적 폐지로 여론 들끓게 해야”
러 국민, 대부분 루블화 대신 100달러 지폐로 저축
쿠날라키스 러 특파원 “100달러 지폐 80% 해외에…악용되고 있어”
마르코스 쿠날라키스 NBC 라디오 러시아 특파원은 러시아의 경제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려면 미국의 100달러 지폐 발행을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많은 러시아인들이 변동성 높은 루블화 대신 100달러 지폐로 저축하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미국 재무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 경제에 실질적인 피해를 주려면 러시아에서 100달러 지폐의 유통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9일(현지시간) 마르코스 쿠날라키스 NBC 라디오 러시아 특파원이자 미국 싱크탱크 후버연구소의 방문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글을 기고해 이같이 주장했다. 대러 제재의 영향을 덜 받는 러시아 국민들이 푸틴 정권에 불만을 느끼도록 100달러 지폐의 유통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러시아인들이 퇴직기금에 투자를 하는 대신 루블화를 100달러 지폐로 변환해 저축하기 때문이다. 변동성이 높은 루블화 대신 안정적인 달러화에 투자하는 것이다.

실제로 2019년 기준으로 약 300㎏ 이상의 100달러 지폐가 러시아에 있었고, 이는 총 315억달러(40조2034억 5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쿠날라키스는 “서방의 대러 제재가 푸틴 대통령의 군사적 목표를 무너뜨리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100달러 지폐를 단계적으로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런 제재가 적용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러시아 내 반발이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996년 미국이 화폐 위조를 막기 위해 100달러 지폐를 바꿨을 때도 수백만명의 러시아인들이 ‘패닉’에 빠졌다. 과거에 저축한 100달러 지폐의 가치가 떨어질까 우려한 것이다.

당시 러시아인들은 다른 어떤 외화보다 달러화를 많이 보유하고 있었고, 그중 100달러 지폐는 80%를 차지했다.

쿠날라키스는 전 세계적으로 100달러 지폐를 없애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쿠날라키스는 “100달러 지폐의 거의 80%가 해외에 있고, 이는 대부분 악용된다”며 전 세계 내 부패와 범죄에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테러리스트와 마약 밀거래자 대부분이 거래할 때 100달러 지폐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미국이 1969년 500달러, 1000달러, 5000달러 지폐 발행을 중단하던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100달러 지폐를 없애는 것이 탈세와 상업 절도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쿠날라키스는 “100달러 지폐 폐지에 대한 토론을 시작하는 것조차 러시아와 이란, 베네수엘라에 이르기까지 모든 지역의 여론을 들끓게 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비폭력 조치를 러시아에서 시도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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