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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자리 위기 뚫고 개선 뚜렷” vs “국고로 노인·청년 알바만” [文정부 5년, 남긴 과제]
문재인 정부 공과 들여다보니
팬데믹 고용위기 불구 127만개 일자리 창출
홍남기 “올 1분기 취업 100만 1000명 증가”
‘풀타임 근무’ 전일제 환산 취업자 50%대 뚝
고용보험기금 적립금 연평균 13.8%씩 감소
대부분 단기·노인일자리 ‘보여주기식’ 비판도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던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127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났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로 영세 소상공인과 임시·일용직 등 고용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고용 충격이 발생했음에도 2017년 5월부터 2022년 3월까지 5년간 127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 것이다.

그러나 통계청의 공식적인 빛나는 통계 아래에는 숨겨진 그림자도 있다. 새로운 일자리의 대부분이 나랏돈으로 만들어 낸 노인·단기 일자리라는 점이다. 실제 지난 3월 15세 이상 고용률은 61.4%로 1982년 6월 월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일주일에 40시간 이상 ‘풀타임’으로 일하는 전일제 취업자 고용률이 2년 연속 50%대에 그쳤다.

▶“文정부 일자리 127만개 창출…고용률 최고”=9일 기획재정부·고용노동부 등 경제 부처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지난 2017년 5월부터 2022년 3월까지 5년간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는 127만개에 달한다. 청와대에 ‘일자리 현황판’을 두고 직접 청년 일자리를 챙기겠다던 문 대통령과 그 내각이 이뤄낸 성과다. 문 정부의 ‘경제 컨트롤타워’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13일 통계청이 3월 고용동향을 발표하자 페이스북에 “지난 5년간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돌이켜보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아 총력 대응해 왔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2019년부터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줄어든데다 무인·자동·비대면화 등 노동력을 덜 필요로 하는 산업구조 변화가 가속화하면서 일자리는 갈수록 줄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가 전세계에 확산하면서 식당·카페 등 서비스업종에 종사하는 임시·일용직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정부는 공공 일자리를 대거 만들었다. 대규모 일자리 사업에 동원된 고용보험기금은 적립금이 연평균 13.8%씩 감소했지만, 일터를 빼앗긴 이들은 새 일자리를 구했다.

‘재정의 역할’을 강조한 덕에 전세계적인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고용지표는 개선됐다. 실제 올 3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83만1000명 늘었다. 3월 기준 2002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분기로 따지면 1분기 100만1000명 증가했는데 이는 2000년 이후 최고치”라는 것이 홍 부총리 설명이다. 그는 “작년 3월 플러스 기저가 있었음에도 80만명 이상의 취업자 수 증가가 나타난 것은 우리 고용의 회복 흐름이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전일제 환산 취업자 비율 2년째 50%대”=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재정 일자리가 대부분 단기·노인일자리였던 만큼 ‘보여주기식’ 일자리만 창출한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전일제 환산 취업자(FTE) 통계가 이를 방증한다. FTE 고용률은 한 주에 40시간 일한 사람을 취업자 1명으로 보고 계산하는 지표다. 주 20시간 일한 사람은 0.5명, 주 60시간 일한 사람은 1.5명으로 산정하는 방식이다. 일주일에 1시간만 일해도 취업자 1명으로 치는 일반 고용률의 한계를 보완한 것이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내놓은 분석을 보면,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전일제 환산 취업자(FTE)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1년 58.8%였다. 코로나19 첫 해인 2020년 58.6%를 기록한 데 이어 2년 연속 50%대에 머물렀다. 2010년 66.5%였던 FTE 고용률은 65% 안팎을 오가다 2018년 63.0%, 2019년 62.0%로 연이어 하락, 코로나19 위기 첫해인 2020년 50%대로 내려앉았다. 50%대로 내려간 것은 통계 분석을 시작한 1981년 이후 처음이다.

재정을 투입해 청년·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단기 근로가 급증한 것도 사실이다. 60세 이상 일반 고용률과 FTE 고용률을 보면 뚜렷하게 드러난다. 60세 이상 일반 고용률도 2015년 39.0%에서 2021년 42.9%로 상승했지만, FTE 고용률은 같은 기간 38.2%에서 37.1%로 하락했다. 그 격차는 0.8%포인트에서 5.8%포인트로 벌어졌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부분 일자리가 정부주도로 만들어져 좋은 일자리가 아니라 정부주도 일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새 정부 경제부총리 후보자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도 “고용이 늘어난 대부분은 정부 주도의 직접일자리이고, 이것의 대부분은 노인 일자리, 질낮은 단기 일자리가 많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소통했다면 문제를 더 정확하게 보고 잘 대응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런 비판에도 재정 일자리 덕에 소득분배지표는 다소 개선됐다. 소득이 얼마나 불균등하게 분배되는지 알려주는 지표인 지니계수는 지난 2016년 0.355에서 2021년 0.331로 0.024포인트 하락했다. 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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