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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재범 '원소주'는 되고, 백종원 막걸리는 안 된다는 이유
박재범 원소주, 전통주 인정 받아 온라인서 완판
주세법 ‘전통주’ 분류 기준 제한적
가수 박재범(원스피리츠 대표)이 자신의 소주 브랜드 원소주 [원스피리츠 제공]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최근 전통주 온라인 판매를 두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가수 박재범이 만든 ‘원소주’는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반면 요리 연구가 백종원이 선보인 ‘백걸리’는 온라인에서 팔지 못해서다. 제각각인 전통주 온라인 판매 기준에 소비자들의 혼란만 커지고 있다.

가수 박재범이 만든 원소주는 국내산 쌀로 전통 방식으로 제조한 증류식 소주다. 세련된 패키지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며 지난 2월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1만병이 팔려나갔다. 이어 지난달 31일 본격적인 온라인 판매가 시작된 이후 원소주는 완판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백종원이 지난달 선보인 ‘백걸리’는 양조장 백술도가와 전국 막이오름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접할 수 있다. 백걸리는 발효 과정에서 세 번 술을 담그는 삼양주 기법으로 제조, 합성 감미료 없이 쌀로만 빚어냈다. 하지만 제조 과정에서 전통 기법을 도입했더라도 백걸리는 주세법상 전통주로 분류되지 않아 온라인 판매가 어렵게 됐다. ‘지역특산주’냐 아니냐 차이 때문이다.

현행 주세법에서 지역특산주란 농업경영체·생산자단체가 그 일대 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한 술이다.

2009년 8월 정부가 ‘전통주 복원’, ‘대표 브랜드 육성’을 통한 세계화를 목표로 제정한 법이다. 그러나 1995년 세제 혜택을 위해 제정했던 ‘농민주’ 제도의 기준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낡은 기준이 오늘까지 이어지게 됐다.

원소주를 제조하는 원스피리츠는 농업회사법인으로 충북 충주에 양조장을 갖췄다. 이후 인근인 강원도 원주의 쌀을 주원료로 써 지역 특산주의 기준을 충족했다.

백걸리는 양조장이 서울에 있고, 백걸리 제조사가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더본코리아라는 점에서 전통주가 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전통 증류주로 알려진 ‘화요’나 서울장수막걸리의 ‘장수막걸리’ 등은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없다.

주류 업계에서는 전통주에 대한 분류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년도 더 된 농민주 제도 기준이 오늘날과는 맞지 않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통 방식으로 제조되는 술이 전통주로 인정받지 못해 소비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며 “현 상황에 맞춰 전통주에 대한 기준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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