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오른쪽) 대만 총통과 린지 그레이엄 미국 상원의원. [로이터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대만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9년 만에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중심에서 안정적인 정부 운영을 해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7일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대만 민진당 주석인 차이잉원 총통은 지난 4일 민진당 중앙상무위원회 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예측을 인용, 올해 1인당 GDP가 3만6000달러에 달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만이 지난 2년간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성공적인 방역으로 공급망 재편의 기회를 파악해 11년 만에 가장 좋은 결과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IMF는 지난달 낸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과 대만의 1인당 GDP가 각각 3만4994달러와 3만6051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일본의 1인당 GDP 예측치는 3만9240달러였다.
GDP가 크게 성장한 배경으로 총통은 코로나19 방역 정책과 함께 “대만 경제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회를 이용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점을 들었다. 이어 대만 산업이 유연한 경쟁력을 지니며 정부 재정 역시 매우 안정적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정부의 육성 노력에 힘입어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 경제적·안보 전략적으로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대만 경제 성장은 반도체 사업 역량 강화와도 직결된다.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 TSMC는 시스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이 50%가 넘는다. 대만은 글로벌 위탁생산 1위 기업인 TSMC뿐 아니라 칩 설계에서도 경쟁력 높은 기업들을 다수 포진돼 있다. 현재 글로벌 10대 팹리스(반도체 설계만 하는 기업) 기업군에 미디어텍·노바텍·리얼텍·하이맥스 등 대만기업은 4곳이나 속해있다. 최근 파운드리 신규 투자에서도 대만은 전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2021년 이후 대만은 총 6곳의 신규 공장 착공을 진행, 가장 많은 팹 건설을 진행 중이다.
최근 TSMC의 시총은 약 607조원으로 삼성전자(약 455조원)의 1.3배 수준이다.
다만 차이 총통은 현재 가파른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동시에 대만 내 방역 조치도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이에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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