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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읽는 신간]아동도 어른과 같아 ‘너의 권리를 주장해’외

▶너의 권리를 주장해(국제엠네스티, 안젤리나 졸리 외 지음, 김고연주 옮김, 창비)=“네가 어른이 되면 그때…할 수 있어.” 아동에게 흔히 하는 이 말은 아동의 생각과 행동을 제약하고 유예시킨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이런 시각은 어른의 시선에만 주목, 어린이와 청소년의 중요한 통찰력을 놓친다고 지적한다. 1989년 채택된 역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정부가 아동권리를 인정한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의 권리는 어른의 권리와 똑같은 위상을 갖는다는 데 기반한다. 그러나 아동은 어른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인권 침해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결국 아동권리가 제대로 지켜지려면 정부 뿐 아니라 모든 부모와 보호자, 주변 시민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책은 세계 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와 배우 안젤리나 졸리, 유엔아동권리협약 초안 작성자 중 한 명인 변호사 제럴딘 반 뷰런이 함께 썼다. 생명, 존엄, 건강을 비롯, 평등과 비차별, 참여, 신분, 안전한 공간, 위험으로부터의 보호, 신체의 온전성, 사생활, 사상의 자유 등 권리협약의 54개 조항을 15개 주제로 나눠 살폈다. 이와함께 아동권리 침해에 맞서 행동하는 전 세계 어린이 청소년 활동가들의 이야기도 담았다. 출생 신고를 하지 않아 법적 신분을 갖지 못한 아이들, 온라인 아동 성 착취, 빈곤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 등 아동 권리 침해의 실상과 현명한 자기 권리 주장법 등을 안내한다.

▶사라진 반쪽(브릿 베넷 지음, 정연희 옮김, 문학동네)=피부색이 밝은 흑인으로 태어나 한 명은 흑인의 삶을, 다른 한 명은 백인의 삶을 살아가는 쌍둥이 자매의 엇갈린 운명을 그린 화제작. 미국의 인종차별정책이 존재했던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배경으로 백인의 삶과 흑인의 삶을 선택할 수 있었던 쌍둥이를 통해 양쪽의 차이를 날카롭게 드러낸다. 소설은 쌍둥이 자매 중 하나인 데지레가 블루블랙의 검은 아이를 데리고 마을에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미국 남부 작고 조용한 유색인 마을 맬러드는 발칵 뒤집힌다. 백인과 거의 구별이 되지 않는 밝은 피부색을 갖고 있는 마을 사람들은 오로지 자신보다 더 밝은 피부색의 아이를 낳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열 여섯 살 데자레와 스텔라는 건립자의 날 밤, 댄스파티 직후 따분한 마을을 빠져나와 뉴올리언스로 향한다. 둘의 인생이 엇갈리기 시작한 건 스텔라가 어느 회사에 ‘백인’으로 취직하면서. 어느 누구도 그녀가 흑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스텔라는 직장에서 백인을 연기하고, 그런 삶에 익숙해진다. 그 전엔 경험해보지 못한 더 안전하고 친절한 세계를 맛보게 되면서 결국 스텔라는 데자레와 연락을 끊고 사라진다. 그런가하면 데자레가 흑인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 주드는 검은 피부로 인해 맬러드에서 철저히 배척당한다. 소설의 무대인 맬러드 마을은 가상의 공간이지만 작가는 어머니에게서 그런 마을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한다.

▶최선의 고통(폴 블룸 지음, 김태훈 옮김,알에이치코리아)=어떤 사람은 공포영화를 즐기고, 극도의 매운 움식, 격렬한 운동, 피학적 행동 등 고통을 선택한다. 이들은 고통에 둔감하기 때문일까? 오히려 그 반대일 수 있다. 블룸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는 ‘어떤 고통’을 기꺼이 선택하는 뇌의 메카니즘을 넘어 철학적, 사회문화적 이유를 들려준다. 가령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은 그 자체로는 행복하지 않다. 임신과 수유, 경제적 어려움과 수면부족, 스트레스로 대부분의 부모들은 최대폭의 행복도 하락을 경험한다. 그런데도 그들은 부모가 된 것을 가장 잘한 일로 꼽는다. 저자는 이런 이유를 대상에 대한 애착과 의미에서 찾는다. 사랑하는 대상의 존재는 덜 행복해질 것을 알면서도 선택하게 한다. 또한 자녀를 돌보는데 오랜 시간을 들이는 사람일수록 삶이 더 행복하지는 않더라도 더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고통스러운 선행도 마찬가지다. 선택적 고난이 즐거움일 수 있다는 얘기다. 저자는 우리에게 쾌락과 행복, 그리고 충만감을 안기는 것이 무엇인지, 고난은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지 하나하나 짚어가며 쾌락과 의미가 서로 배타적이 아니라 둘 다 취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저자에 따르면, 행복한 사람은 자신의 삶이 의미 있다고 말할 가능성이 더 높고, 또한 자신의 삶이 의미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말할 가능성이 더 높다. 쾌락과 의미 둘 모두를 추구한 사람들은 어느 쪽도 추구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웰빙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쾌락과 의미있는 삶을 통합한 웰빙의 시각이 흥미롭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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