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규모 3.3兆 축소
尹정부 지원 속 원전부흥 관건
카카오와 격차 커 15위권 진입 난망 관측도
두산 분당타워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두산그룹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구조조정에도 재계 순위에는 큰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단 관리 하에서 주력 계열사들을 매각하며 몸집이 줄었지만, 그 사이 신사업 부문으로도 적극 진출한 결과로 보여진다. 앞으로 두산이 15위권에 재진입하려면 핵심 자회사 두산에너빌리티(구 두산중공업)의 성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 회사가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원자력발전 사업이 새정부 지원 속 얼마나 부흥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2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자료에 따르면 국내기업집단(공정자산 기준) 중 두산은 16위를 기록, 작년보다 순위가 한 계단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두산은 구조조정 체제에 들어간 2020년과 이듬해인 지난해까지 15위를 유지하다 카카오(15위)에 밀리면서 16위로 떨어졌다.
올 기준 두산그룹의 공정자산 총액은 26조3340억원으로 작년보다 3조3250억원 줄었다. 두산그룹의 계열사수는 21개로 지난 2년간 열 곳(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두산솔루스, 네오플럭스 등)이 줄고, 여섯 곳(두산에이치투이노베이션, 두산산업차량, 두산인베스트먼트, 밸류그로스 등)이 늘었다.
지난 2월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두산은 현재 단기 성과보다는 부채를 줄이는 등 내실을 다지고 있다. 두산그룹(㈜두산 연결기준)은 올 1분기 187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이는 작년 1분기보다 30% 가량 줄어든 규모다. 대신 부채비율(167.9%)은 작년말(206.1%) 대비 38.2% 줄었다. 채권단 관리가 한창이던 2020년말(288.9%)과 비교해서는 121% 떨어졌다. 차입금(4조5136억원) 역시 지난해 말(5조2193억원)보다 7000억원 가량 축소됐고, 재작년(8조8212억원) 대비로는 절반 정도로 줄었다.
이런 가운데 내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탈원전 정책 폐기 및 원전 생태계 강화’를 선정했다. 윤 정부는 이의 이행 방안으로 ▷원전의 적극적 활용 ▷원전 생태계 경쟁력 강화 ▷원전의 수출산업화 ▷원자력 협력외교 강화 ▷차세대 원전기술 확보 ▷방폐물 관리 ▷원자력 안전 확보 등을 발표했다.
이에 맞춰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달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원전 사업 관련한 5대 방향을 제시한 상태다. ▷신한울 3·4호기 재개 및 원전 수출 추진 ▷가동원전 계속 운전 ▷SMR(소형모듈원자로) 글로벌 참여 경쟁 ▷사용 후 핵연료 용기·해체기술 국산화 ▷원자력수소 실증 등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신한울 3·4호기 재개기간 단축을 위해 지원에 나서고 기자재 조기 공급을 추진한다. 또 두산에너빌리티가 참여하는 팀코리아(입찰전담조직)가 체코, 폴란드 등에 한국형 원전을 수출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차세대 원전이라 불리는 SMR과 관련해서는 현재 세계 1위 SMR 기업인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의 초도 호기에 참여한 데 이어 수소생산용 고온가스로 등 신규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혁신형 SMR 개발에도 협력할 예정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두산의 단기 내 15위권 진입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등 뒤에서 바짝 추격하고 있는 LS그룹(17위·26조2700억원)과의 공정자산 차이가 650억원 정도밖에 나지 않는 데다 카카오(15위·32조2160억원)와의 격차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카카오는 매해 자산 규모를 크게 늘리는 고속 성장으로 순위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2018년만 해도 39위에 머물렀던 카카오는 4년 만에 스물 네 계단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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