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금리인상 ‘퀵 퀵 스텝’…대출자들 ‘멘붕’
고금리·고물가·고환율 가속
국고채 3년물 금리 3% 돌파
환율도 고공행진 1270원대로
변동금리 대출 비중 80% 돌파
은행권 만기 늘려 부담완화 나서

빨라도 너무 빠르다. 미국이 예상보다 금리 인상 속도를 앞당기면서 우리나라 역시 금리 움직임에 가속 페달이 밟혔다. 치솟는 물가와 환율은 대출자들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은행권은 대출 만기를 연장하며 대출 영업 확대에 나섰지만, 섣불리 대출문을 두드리는 고객들은 많지 않을 전망이다.

▶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에 날뛰는 국채금리, 만기 늘려도 대출 부담돼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2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0.128%포인트(p) 오른 3.086%로 마감했다. 지난달 13일 이후 종가 기준으로 국채 3년물은 3%를 다시 넘어섰다. 국채 5년물 금리는 전거래일보다 0.138%p 오른 3.311%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은 오는 3~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및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를 결정할 것이라는데 힘을 싣고 있다. 일각에서는 빅스텝을 넘어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이에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 중반을 넘어 7%대를 앞두고 있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범위는 4.89~6.44%에 형성돼있다. 금리 상단이 매월 높아지면서 7%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대출자들의 부담은 날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시장에서는 높아진 금리로 대출 수요가 넉달 연속 뒷걸음질 친 상태다. 지난달 28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1983억원으로 3월 말 대비 9954억원이 감소했다.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다시 80% 넘긴 상황에서 가파른 금리 인상은 대출자들에게 고스란히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예금은행의 3월 신규 취급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80.5%로 조사됐다.

이렇게되자 은행들은 금리 수요를 회복하기 위해 문턱을 낮추고, 만기를 속속 늘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분할상환방식 신용대출의 대출기간을 최장 10년까지 연장했다. 보통 5년짜리 만기 기간을 두배로 늘린 셈이다. 여기에 하나은행을 필두로 다른 시중은행들도 이달 중 40년까지 초장기 주택담보대출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금리 인상기인만큼 만기를 늘려 차주들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다.

▶고금리에 고물가·고환율까지 삼중고, 최악의 인플레이션 이뤄지나 = 은행들의 이런 노력에도 가계를 옭아매는 실타래는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고금리 뿐 아니라 고환율, 고물가를 마주하고 있어서다. 환율은 지난달 28일 달러당 1270원을 넘어서는 등 연일 올라서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물가 수준은 약 10년여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예고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4.8%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4월 2.5%를 기록한 뒤, 10월부터 3%대로 올라섰다. 이후 올해 3월부터는 4%대를 찍더니 2개월 연속 4%대를 기록 중이다. 향후 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지난달 3.1%까지 올라 2013년 4월(3.1%) 이후 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추가적인 금리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또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 성장 둔화가 모두 우려되지만, 지금까지는 전반적으로 물가가 더 걱정스럽다”며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가 계속될 텐데, 다만 어떤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릴지는 데이터가 나오는 것을 보고 금통위원들과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물가상승률이 4.0%대 초중반 이상을 기록하고, 금통위 의사록에서 연속 기준금리 인상 공감대가 형성된 모습이 보인다면 금리의 상승 강도는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정은·박자연 기자

luck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