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상계동 아파트 단지 일대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지난해 대출규제 강화 이후 하락세를 이어오던 2030 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이 다시 40%대로 반등했다. 지난달 대선 이후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30대 이하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신고일 기준)는 1236건으로, 이 가운데 30대 이하의 매입 사례가 40.7%인 50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것이자 지난해 10월(40.0%)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40%대로 올라선 것이다. 금융권의 대출 규제가 강화된 직후 매입 비중은 지난해 9월 44.1%에서 올해 2월 36%까지 매달 줄다가 6개월 만에 반등했다.

이 비중은 2019년 11월(39.3%)과 2020년 4월(39.3%)을 제외하고 지난해 10월까지 월별로 40%를 웃돌았다.

한편 지난달 서울에서 30대 이하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노원구(59.4%)로 나타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통계로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계약일 기준)는 이날 현재까지 총 1422건으로, 25개구 가운데 노원구(145건)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노원구 상계동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대선을 전후로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 일대 노후 아파트를 매수하는 젊은 손님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여전히 강한 대출 규제로 6억원 이하의 소형 평수 급매물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은평구(52.5%), 용산구(52.2%)에서도 2030세대의 매입 비중이 절반을 넘었고, 이어 마포구(48.9%), 동대문구(48.5%), 관악구(48.1%) 순이었다.

한편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지난해 8월(4064건)부터 올해 2월(810건)까지 매월 감소하다가 8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이에 대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달 거리두기 완화와 결혼 수요 등이 겹치며 젊은 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이 다시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반적인 거래량은 여전히 적은 수준이고,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압박 탓에 예년과 같은 공격적인 영끌, 빚투 수요가 다시 발현되는 것은 제한적인 환경”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