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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자잿값 급등에 인테리어시장도 ‘악’…“직접 타일 배울래요” [부동산360]
원유 등 기초원자재 오르니 연쇄적 가격상승
일당 40만원 고용 부담…직접 시공해 인건비 아껴보자
서울시 집수리 교육 프로그램은 1분만에 ‘완판’
픽사베이.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최근에 매수한 저희 집 인테리어 수리를 하려고 업체에 견적 내봤더니 예산을 훌쩍 뛰어넘더라고요. 인건비라도 아낄 겸 직접 기술을 배우려고 서울시 집수리 교육프로그램을 찾았죠. 근데 9시에 수강신청 열리자마자 그 즉시 마감되어서 실패했습니다. 역시 사람들이 생각하는 건 다 똑같나봐요.”(서울시 거주 37세 정 모씨)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서울시 집수리아카데미 기초과정’ 수강신청이 오전 9시에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열렸으나 그 즉시 정원 30명이 채워지며 마감됐다. 9시1분에 가까스로 수강 신청한 사람이 60번대 예비번호를 받는 등 과열양상을 보였다. 이 교육프로그램은 단열, 타일, 전기공사 등 집수리에 필요한 다양한 실습을 해볼 수 있는 것으로 서울시에 주민등록이 된 성인은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이처럼 교육 수요가 폭발적인데는 최근 원유, 시멘트, 목재, 철근 등 기초원자잿값이 급등하며 인테리어시장의 자재값과 인건비까지 덩달아 치솟은 탓이 크다. 원유값이 뛰면서 이를 원료로 삼는 페인트값이, 페인트 도장하는 제품, 필름 등이 연쇄적으로 값이 상승했다. 운송비 증가는 물론 포함된다. 또 목재값이 오르면서 인테리어 시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각종 토목공사 비용이 올랐다. 즉, 기하급수적으로 인테리어 비용이 상승하는 구조다.

인테리어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동주택(아파트) 기준 평당 리모델링 비용은 기본 200만원부터 시작한다는 게 정설이다. 한 대형업체 관계자는 “정말 기본만 하는 소위 ‘세입자용 인테리어’가 불과 2년여 전만 해도 100만원이면 됐었는데, 이제는 200만원은 줘야 한다”면서 “여기에 올확장이냐 샷시를 교체하느냐 등에 따라 300만원~400만원은 우습게 넘본다”고 전했다.

시공비 단가가 높아져도 대형 인테리어 업체 역시 비싼 값에 재료를 사와야 하니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일로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속도에 맞춰서 최종 소비재 가격을 올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출 규제 등으로 집 매매가 어려워지면서 인테리어 수요도 소강기에 들어선지 벌써 수개월이 지났다. 실제로 증권사들의 1분기 컨센서스에 따르면 한샘의 영업이익은 170억원으로 작년 1분기(296억원) 대비 42% 감소할 전망이다.

대형업체 견적에 놀란 사람들은 동네 인테리어 업체를 찾지만 별다를바 없다. 서울의 한 소규모 업체 대표는 “최근 목수·타일공 등 인력의 일당이 30만~40만원선까지 올랐다”며 “오히려 대형업체는 계약돼있는 시공기사들이라 시공비 단가는 그대로인데 이렇게 건별로 고용하려고 하면 인건비가 더 비싸게 든다”고 말했다.

이에 인건비라도 아껴보자는 심정에 직접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특히 최근 몇년간 ‘영끌’로 집을 매수한 젊은 층에서 세입자를 내보내고 실거주 들어갈 준비를 하면서 비용 부담에 맞닥드리고 있다. 갭투자로 미리 집을 사뒀다가 세입자 퇴거에 맞춰 실거주 들어갈 준비를 하는 30대 정 모 씨는 “반환대출 받아서 보증금 내주고, 이사비용까지 쓰면 수리할 돈이 남아나지 않는다”면서 “도배·장판 정도는 제가 직접 작업해야하니 또다른 교육 프로그램이 없나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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