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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크다윗을 키우자]제네시스랩 이영복 대표 “채용시장 공정성 논란·무의미한 스펙경쟁…AI가 해결한다”
비언어적·언어적 요소 평가 병행하는 AI엔진
비대면 면접에 활용해 대기업·지자체 등 도입
비용절감 객관·공정성 담보 기업·취준생도 만족
AI면접 솔루션인 뷰인터HR을 개발한 제네시스랩의 이영복 대표. [도현정 기자]

취업은 ‘N포세대’의 시작이다. 취업문이 바늘구멍 수준으로 좁아지면서 사회에 힘차게 첫 발을 내딛어야 할 20대들이 취업, 결혼, 출산 등을 줄줄이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줘야 할 사회는 오히려 각종 채용비리 등으로 젊은 세대의 절망감을 더하고 있다.

제네시스랩은 인공지능(AI)으로 해법을 찾았다. 이영복 제네시스랩 대표는 AI 면접이 “공정성 등 기존 채용 시장의 논란을 해결하고 무의미한 스펙(학력, 학점, 어학점수 등 구직자들이 갖추는 조건) 경쟁을 끝낼 대안”이라 강조했다.

제네시스랩은 AI 면접인 ‘뷰인터HR’을 개발했다. 지원자는 비대면으로 면접을 보고, AI가 면접영상을 분석해 평가하는 것이다. ‘매의 눈’을 갖춘 HR전문가들을 놔두고 AI가 지원자를 평가한다? 그 효과에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이 대표는 “AI 면접은 사람이 저지르는 오류를 보완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라 전했다.

“채용시장에서는 면접장에 가장 처음이나 마지막에 들어온 지원자가 기억에 남는다는 ‘후광효과’, ‘최신효과’가 흔합니다. 점심시간 직전에는 면접관도 배가 고파 예민해지고, 식사 후에는 졸음이 와서 집중을 못하기도 하죠. 하루에 몇 십명씩 면접을 보려면 피로가 쌓여 객관적 판단을 하기 어렵습니다. 이미 인사팀도 다 아는 기존 면접의 오류를 AI는 보완할 수 있습니다.”

이 대표의 말마따나 AI는 지치지 않는다. 어느 시간대에 면접을 보건 동일한 기준으로 지원자를 평가한다. AI는 지원자와 혈연, 학연, 지연으로 얽혀 있지도 않는다. 때문에 최근 취준생들 사이에서도 AI 면접이 더 공정할 것이라는 믿음이 확산되고 있다.

뷰인터HR은 면접 영상에서 두 가지 측면을 본다. 하나는 비언어적인 태도다. 말하는 내용과 상관 없이 말하는 태도의 진정성과 신뢰성 등을 살핀다. 처음에는 사람이 규칙을 정해 AI를 학습시켰다. 지원자의 웃는 모습이 포착되면 호감도를 높이는 등의 방식을 적용한 것.

그러나 이제는 AI가 스스로 규칙을 찾아가게 바꿨다. 사람이 규칙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 대표는 “면접에서 100점과 99점의 차이를 시각적인 정보, 오디오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AI가 찾아내는 것”이라 설명했다.

두 번째는 면접에서 말하는 내용을 평가한다. 행동사건면접(BEI)의 내용을 분석하는 것이다. 지원자가 말하는 특정 사건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등을 자세히 캐며 심층면접을 한다. AI는 지원자의 행동지표가 해당 기업에서 추구하는 핵심 가치와 얼마나 맞닿아있는지를 평가한다. 여기에는 자연어 처리기술 등이 활용됐다. 알고리즘 구축에는 산업심리를 전공한 교수 등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았다.

이 대표는 “면접영상들은 100점부터 1점까지 분류가 될텐데, 그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AI가 영상, 음성, 내용 정보를 분석해 스스로 특징값을 정의하는 것이 당사의 딥러닝 기술”이라며 “관련된 국내 특허만 30개가 넘는다”고 전했다.

뷰인터HR은 2019년 출시돼 LG유플러스, 현대차 등 대기업부터 서울시, 육·해·공군 등 지자체와 군에서까지 채용과 승진 과정에 사용되고 있다. 2~3년 이상 꾸준히 솔루션을 활용하며 신뢰를 보내는 곳들도 늘어났다. 육군은 아예 1차 면접은 AI로 대체하고, 이후 대면으로 진행되는 심층면접에서 창의성과 순발력을 집중적으로 보겠다는 기조다.

AI면접은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대표는 “AI는 평가기준이 공정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니 서류만으로 지원자를 ‘거르는’ 것보다 면접기회가 한 번이라도 더 주어질 수 있다”며 “완전한 블라인드 평가다보니 의미 없는 스펙쌓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AI면접이 도입되자 사설 교육기관은 벌써 ‘맞춤형 특강’이라며 취준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 대표는 “시장이 철저하게 왜곡된 경우”라며 “눈 먼 돈을 모으는 것”이라 비판했다.

“책이나 학원에서는 AI면접 대비라며 가르치는 게 웃고 있으라는 겁니다. 그러나 저희 평가항목 중 하나는 자연스러움입니다. 부자연스러운 미소는 오히려 자연스러움 항목 점수를 깎아버리는 셈입니다. 학원에서는 AI면접 알고리즘을 절대 알 수 없습니다. 학원에서 우리의 알고리즘을 파악했다면 최고의 AI 전문가임을 입증한 것이니, 우리가 오히려 그들을 채용해야 할 판이죠.”

오히려 제네시스랩은 ‘뷰인터’라는 연습용 사이트 만들어 취준생들에게 열었다. 비대면 면접 경험이 전무해 말도 제대로 못하고 끝내지 말고, 스스로를 비대면에 노출시켜보라는 취지에서다. 이 대표는 “유튜브만 보더라도 비대면 면접을 연습할만한 방법이 많다. 따로 돈 들여 대비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제네시스랩의 핵심 기술은 인터랙티브 AI(영상분석, 영상생성기술을 통한 질의응답 기술)다. 뷰인터HR은 이를 채용시장에 도입한 것이다. 제네시스랩은 교육, 레저, 멘탈 헬스 등 여러 분야로 기술을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멘탈 헬스 분야는 서울대병원과 함께 ‘닥터리슨’ 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정신건강 분야는 의사 한 명이 축구장에 가득 찰 정도로 많은 내담자들을 상대해야 할 정도로 리소스가 부족합니다. 대형병원에서는 교수 한 분이 하루에 50~80명씩을 관찰하고 5분 상담한 후 처방을 내리는 등 깊은 상담이 어렵습니다. 대면 상담 이전에 챗봇상담, 음성상담 등으로 음성데이터 분석을 하고 나면 이상징후를 먼저 포착해 적절한 대응을 해줄 수 있습니다. 디지털 테라피의 한 영역인 셈입니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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