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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험사 재무건전성 지표 ‘적신호’…지급여력 비율 급락
한 분기만에 17.1~61.7%p ↓
금리상승에 보유채권 가치 하락
2분기에는 법정 기준 위협 우려

1분기 금리 인상 여파로 보험사들의 재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급락했다. 보험사들은 자본 확충 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당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을 공시한 보험사들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전분기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KB금융지주 계열 푸르덴셜생명의 올해 1분기 말 RBC 비율은 280.7%로 전 분기 말보다 61.7%포인트(p) 떨어졌다.

KB손해보험은 179.4%에서 162.3%로 17.1%p 낮아졌으며, KB생명도 186.5%에서 161%로 25.5%p 하락했다. 두 회사 모두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인 ‘150% 이상’에 근접했다.

신한라이프는 같은 기간 RBC 비율이 284.6%에서 255.0%로 29.6%p 떨어졌고, 하나생명도 200.4%에서 171.1%로 29.3%p 하락했다.

RBC비율은 보험사가 파산했을 때 소비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제도다. 보험사의 각종 리스크가 현실화됐을 때의 보험금 등 손실금액인 ‘요구자본’ 대비 이를 보전할 수 있는 자본량인 ‘가용자본’의 비율을 계산해 구한다. 보험업법에서는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RBC가 100% 아래로 떨어지면 보험사에 경영개선 권고·요구·명령 등의 조치를 내린다.

RBC비율이 하락한 것은 금리 상승으로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 가격이 하락해 가용자본에 해당하는 매도가능자산평가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채권 계정 분류 현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장기 국고채 금리가 10bp(1bp=0.01%포인트) 오르면 RBC 비율이 1~5%포인트 하락한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2.25%에서 3월 말 2.97%로 상승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150%에 미달한 보험사는 최근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88.3%)이 유일했으나 올해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장 1분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 상승 추세를 고려하면 2분기에는 법정 비율 아래로 떨어지는 곳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험사들은 연초부터 채권 재분류, 후순위채 발행, 신종자본증권 발행, 유상증자 등으로 자본확충을 서두르고 있다. NH농협생명과 DGB생명은 각각 6000억원과 3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단행했 다.

일각에서는 최근 RBC비율 하락은 보험사의 실제 건전성이 악화돼서라기보다는 회계상의 문제일 뿐이라며 당국이 건전성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내년 RBC비율을 대체해서 도입되는 신지급여력비율(K-ICS)이 적용되면 부채 평가 방식이 달라져 건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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