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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인상, 돈 번 곳 따로 있었다…‘이자장사’로 1분기 1조씩 벌어
이자이익으로만 9조원 이상 벌어
금리상승기, 예대마진 벌어지니 순이익 쑥쑥
예대마진 공시 도입 목소리 불붙을 듯
실적개선 힘입어 주주환원책 내놔

[헤럴드경제=서정은·박자연 기자] “땅 짚고 헤엄쳤다” 이자수익에 힘입어 돈방석에 앉은 금융지주사들을 놓고 나오는 얘기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금리가 오름세를 키우면서 대출자들은 빚 부담에 허덕이는 와중에도 ‘돈’을 번 곳은 따로 있었던 셈이다. 금융사들의 수익구조가 ‘이자 장사’에 집중돼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은 호실적에 힘입어 배당확대,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책을 발빠르게 내놓고있지만, 서민 부담은 도외시한 채 ‘보신주의’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4대지주, 1분기에만 1조씩 벌어…‘예대마진 공시’ 요구 커질 듯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하나·우리·KB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5조2362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였을 뿐 아니라 시장 전망치를 10%이상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다. 지난 한해에도 이들은 전년 대비 35.5% 증가한 14조542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이들이 올해도 실적 행진을 이어가게 된건 이자이익 덕이다. KB금융은 올 1분기 이자이익이 2조6480억원으로 작년보다 18.6%, 신한금융은 2조4876억원으로 17.4% 늘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이자이익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3%, 18.5% 증가한 2조203억원과 1조9877억원에 달했다. 이자이익으로만 9조원을 넘게 벌어들인 셈이다.

대출금리 인상이 예대금리차를 확대하면서 지주사들의 실적 성장의 핵심 견인차 역할을 했다. 별다른 노력 없이 ‘땅 짚고 헤엄치기’로 벌어들였다는 얘기다. 이들의 실적 개선을 두고 이자장사라는 비판이 높아지는 이유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27%포인트로 2019년 6월(2.28%포인트) 이후 2년 8개월여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서민들의 금리 부담이 높아질수록 은행권의 예대금리 공시제도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예대금리차 공시, 가산금리 담합요소 점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관치’라며 경계감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현 상황처럼 서민들의 금융부담이 높아질 경우 도입 필요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자사주 매입·분기배당 시작, 주가부양 속도

금융지주들은 역대급 실적에 힘입어 1분기 적극적인 주주환원책도 내놓고 있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내놓은데 이어 분기배당을 정례화하는 등 주가부양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하나금융은 이번 실적발표를 통해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하나금융이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건 지주 설립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분기배당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며 저평가된 주가 해소를 위한 카드를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카드는 KB금융지주, 신한지주가 먼저 꺼냈다. KB금융은 지난 2월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단행했다. 아울러 1분기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500원으로 결정, 올해부터 분기배당을 정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한지주 또한 분기배당 정례화,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밝힌 바 있다.

한 목소리로 “플랫폼 강화”

특히 4대 금융지주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디지털 플랫폼에 역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모든 금융지주가 각사의 주요 월평균활성이용자수(MAU) 등 디지털 지표를 공개하고, 앞으로의 디지털 전략을 제시했다.

신한금융은 금융, 비금융 플랫폼 모두 고른 성장을 이뤄냈다. 올 3월 기준 금융 플랫폼 MAU는 전년 말 대비 82만명이 증가한 1558만명으로 나타났다. 은행앱과 카드앱을 중심으로 금투앱이 대형 기업공개(IPO) 이벤트를 플랫폼과 확장 연결한 결과다. 비금융 플랫폼 MAU도 지난해 말보다 31만 명 증가한 216만 명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은 디지털플랫폼의 영업 기여도도 확대됐다고 밝혔는데 주식계좌의 경우 1분기 기준 신규 가입자의 96.4%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금융도 은행과 카드가 디지털 성과를 견인했다. 은행앱을 통해 올 1분기 비대면으로 신용대출, 펀드 등을 이용한 비중이 각각 71.9%, 79.6%으로 나타났고 같은 기간 신규 적립식예금 중 88.4%도 은행앱에서 이뤄졌다. 신용카드 비대면 신규가입 비중도 46.5%로 절반에 육박했다.

우리금융 측은 “올해 MAU 획기적 증대를 위해 그룹 역량을 집중하고 경쟁력 있는 비대면 상품과 서비스 개발, 디지털 마케팅 강화, 외부 비대면 플랫폼 제휴를 통한 신규고객 대량 유치 및 활성화를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KB금융은 이번 실적 발표 주요 사항으로 ‘기업금융 디지털 플랫폼’을 언급하고 비대면 기업대출 상품, 각종 경영지원 솔루션, 특화서비스 등을 통해 “넘버원 기업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하나금융 역시 자체 플랫폼 가입자 수가 늘면서 비대면 신규 가입 비중이 90%를 넘어선 상품(신용대출, 펀드)이 나왔다.

lucky@heraldcorp.com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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