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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쇼크 2개월, 유가-곡물가 급등해 글로벌 경제 대혼란…한국경제 백척간두 위기
[우크라 전쟁 2개월, 대외리스크 최고조]
저성장에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 직면
“단기적 점진적 금리인상·장기적 구조개혁 해야”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 지 두달을 넘기면서 국제유가, 3대 곡물 가격 등이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동반 급등하는 등 글로벌 경제가 대혼란에 빠지면서 우리경제의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단행된 경제수도 상하이의 전면 봉쇄가 한달을 넘기면서 글로벌 공급 차질이 심화돼 대외변수에 취약한 우리 경제가 백척간두 (百尺竿頭)의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원/달러 환율이 1240원대로 치솟으면서 저성장에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3고(高)’가 서민 경제고통을 가중시키는 형국이다.

25일 정부와 학계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개월을 넘어 장기화하면서 원자재 등의 공급이 불안해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스텝(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세계 경제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관련기사 19면

러시아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국내총생산·GDP 기준)은 1.7%로 상대적으로 작지만 세계 3위 산유국인데다 우크라이나와 함께 세계 밀 수출의 29%를 차지하며, 니켈과 알루미늄 등 다른 원자재의 주요 공급국이기도 하다. 유럽은 천연가스의 40%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한다.

설상가상으로 세계 최대 중간재 공급처인 중국의 록다운이 경기 하방 리스크를 확대시키면서 글로벌 경제에는 어두운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9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1월 전망치에서 0.8%포인트 낮춘 3.6%로 제시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이조차도 불확실하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는 대형 악재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작년말 배럴당 70달러대였던 두바이유와 브렌트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일제히 100달러를 넘어 105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세계 식량 가격도 우크라이나 사태이후 매달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달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식량가격지수(FFPI)는 전달보다 대비 12.6% 오른 159.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이 지수가 도입된 1996년 이래 최고치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밀과 옥수수 수출에 차질이 빚어진 영향이 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 비중은 전 세계 30%, 옥수수는 20%에 달한다.

여기에 인도네시아가 오는 28일부터 식용 팜유 수출을 금지하기로 하면서 밥상물가 고공행진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 팜유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인도네시아산 물량이 시장에서 사라지면 결국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에 맞춰 한국은행의 금리인상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인 서민과 자영업자 등의 이자부담이 늘어나 민생위기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많다.

전문가들은 저서장·3고를 풀는 고차 방정식 해법으로 단기적으로 점진적 금리인상을, 장기적으로는 구조개혁을 제시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 안정이 급선무라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미국이 급격히 금리를 올리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자본 유출이나 우리나라 금융 시장의 자산 가격 불안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그에 대비하기 위해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구조개혁을 통해서 잠재 성장률을 높여야 저성장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술 진보와 생산성 향상 및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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