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 40만t ‘무방향성 전기강판’ 생산체제 구축 목표
친환경차·고효율 가전 증대…2033년 연 400만t 수요
생산두께 0.1㎜로 줄이고 폭 늘려 고객 요구 대응 전략
포스코 전남 광양 무방향성 전기강판 공장 조감도. [포스코 제공]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포스코가 글로벌 친환경 트렌드에 따라 빠르게 수요가 증가하는 친환경차 및 가전용 무방향성 전기강판의 40만t(톤) 생산체제 구축에 나섰다. 포스코는 오는 2033년에 글로벌 친환경차에 쓰이는 무방향성 전기강판의 10%를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는 22일 전남 광양 광양제철소에서 무방향성 전기강판 공장을 착공했다. 이날 착공식에는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 김경호 광양부시장, 박진만 한국산업단지공단 전남지역본부장과 현대차·기아, 삼성전자, LG전자 등 고객사와 시공사 대표 및 임원들이 참석했다.
전기강판은 규소(Si)가 1~5% 포함된 강판으로 전기와 자기력이 잘 흐르는 성질을 가진다. 특히 전력 손실이 적어 전동기, 발전기 등의 철심 재료로 주로 사용된다. 전자기적 특성에 따라 크게 무방향성과 방향성 전기강판으로 구분된다. 무방향성 전기강판은 모든 방향에서 균일한 자기적 특성을 보여 회전 방식의 구동모터 등에 사용되된다. 한쪽으로 균일한 특성을 가진 방향성 전기강판은 변압기 등에 쓰인다.
포스코 이사회는 지난해 11월 친환경 미래 소재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약 1조원을 순차적으로 투자해 연산 30만t 규모의 고효율 무방향성 전기강판 공장을 새로 짓기로 결정했다.
현재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에서 연간 10만t의 무방향성 전기강판을 포함해 83만t의 전기강판을 생산하고 있다. 2025년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무방향성 전기강판 40만t(전기차 800만대 분량)을 포함해 총 113만t의 전기강판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포스코가 22일 광양제철소에서 친환경·고효율 전기강판 공장 착공식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이재승 LG전자 H&A 구매담당상무, 배광운 삼성전자 DA사업부 구매담당상무, 이재필 현대기아차 구매본부 통합구매실장, 박진만 한국산업단지공단 전남본부장, 김경호 광양부시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 김경석 포스코노동조합 위원장, 이본석 포스코 노경협의회 근로자위원대표, 이시우 포스코 생산기술본부장, 이주태 포스코 구매투자본부장, 이진수 포스코 광양제철소장, 김민철 포스코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 [포스코 제공] |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탄소중립이 새로운 산업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전자기기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전기 강판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IHS 마킷(IHS Markit)에 따르면 친환경차용 무방향성 전기 강판의 수요는 2020년 32만t에서 연평균 20% 증가해 2033년 400만t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부터는 수요가 공급을 앞질러 2030년 92만7000t가량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수요 증가세와 포스코의 생산 능력 추이를 감안하면 2033년부터 포스코가 공급하는 무방향성 전기강판은 글로벌 수요량의 약 10%에 해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는 지난 1979년 전기강판을 처음 생산한 이래 40년 이상 축적된 조업 노하우와 새로 도입하는 최신 설비를 통해 강판의 생산 가능 두께를 최대 0.1㎜까지 줄이고 폭은 확대해 다양한 고객 요구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또 이번 공사에 연인원 21만여명의 공사인력이 투입되는 만큼 광양지역의 고용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학동 부회장은 “포항제철소만 생산하던 전기강판을 광양으로 확대하게 됐다”며 “포스코는 이번 투자를 통해 포항과 광양 모두에서 세계 최고의 무방향성 전기강판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친환경차와 고급가전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공급자의 위상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는 12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에 선정되는 등 양적·질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었지만, 오늘날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고부가가치 시장을 선도할 제품 및 솔루션 개발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