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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입 밀값 ‘고공행진’…밥상물가 부담 커진다
금융위기 이후 첫 t당 400달러 돌파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2%대로 하향되는 등 한국 경제성장에 대한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식품 원자재 가격 역시 고공행진하면서 인플레이션 위기감도 높아졌다. 당장 밥상 물가가 급등할 수 밖에 없어 서민들이 실제 체감하는 물가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0일 관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밀 수입량은 42만9000t, 수입금액은 1억7245만달러로 집계됐다. 국내에 들어온 수입 밀의 가격이 t당 402달러나 되는 셈이다. 이는 전월 보다 8.8% 급등한 수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12월(406달러) 이후 13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1년 전에 비해선 41.4%, 코로나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 보다는 54.3% 높다.

옥수수 가격 역시 심상치 않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 시각)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의 7월 인도분 옥수수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약 3% 오른 부셸(약 25.4kg) 당 8.0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만에 8달러대를 넘어선 것이다. 옥수수 가격은 올해 초만 해도 부셸 당 6달러 대였지만,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국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주요 곡창지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주로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식용 작물을 수입한다 해도 우크라나이나 사태로 국제 곡물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다 보니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와 함께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해결되지 못한 글로벌 물류난과 이로 인한 해상운임 상승 역시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외식이나 가공식품 등 밥상 물가가 눈에 띄게 급등해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 어렵게 됐다. 실제로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었던 칼국수의 평균 가격(서울 기준)이 처음으로 8000원대를 돌파했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의 칼국수 평균 가격은 8113원으로 1년 전보다 8.7% 올랐다.

또 서울 지역 냉면 가격은 9962원으로 9.7%, 짜장면은 5846원으로 9.4% 각각 상승했다.

곡물가공식품 가격 역시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발표한 ‘다소비 가공식품 1분기 가격동향’에 따르면, 조사 대상 품목 28개의 64.3%인 18개 품목이 3개월 전보다 가격이 올랐다. 같은 기간 가격이 떨어진 품목은 7개 뿐이었다. 특히 된장(21.1%), 카레(14.7%) 등 곡물 가공품 가격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인한 원가 부담 압박이 어느 때보다 크다 보니 최근 업계를 막론하고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은 곳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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