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연합]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9일 “국내 물가 상방 위험과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며 “성장세가 기존 전망보다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지난 14일 금융통화위원회는 경기 하방 위험 보다 물가 상방 위험이 더 큰 점을 반영하여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인상했다”며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서 높아진 불확실성을 고려해 물가 위험과 경기 위험이 어떻게 전개될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또 금융 안정 측면에서 우리 경제 잠재 리스크인 가계부채를 연착륙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사실상 금리 인상을 이어나갈 것을 시사했다.

이 후보자는 “가계부채는 최근 증가세가 일부 둔화되었다고 하지만 그 수준이 높아 금융안정은 물론 성장에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금리 시그널 등을 통해 증가세를 계속 완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의 역할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한은 본연의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며 “성장 모멘텀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도 물가안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한 속도로 조정하고, 이를 통해 가계부채 연착륙 등 금융안정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한은의 연구능력 강화도 약속했다. 그는 “통화금융정책의 중추일뿐 아니라 우리 경제를 가장 잘 아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싱크탱크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한은의 연구 성과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수립에 기여하고 민간부문의 의사결정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낸 거시경제 정책의 전문가답게 포스트 코로나 이후 뉴 노멀에 대비한 ‘출구전략’도 언급했다.

그는 “위기 극복에 투입됐던 자원을 신성장 산업으로 돌려 나가야 한다”며 “청년 실업과 노인 빈곤, 소득불평등과 양극화, 그리고 고령화와 같은 구조적 문제가 성장 잠재력을 훼손하고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켜 장기 저성장(secular stagnation)을 초래할 우려가 커진만큼 관련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정부와 민간부채가 급속히 증가하지 않도록 관리 방안도 관계 당국과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