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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탁 자금도 증권사로 몰린다…부동산 담보신탁 역대 최대폭 상승
수탁고 1167조, 1년새 12.3%↑
증권사 특금신탁 은행 턱밑까지
부동산 대출규제 신탁으로 우회
금감원 “그림자 금융 위험 대비”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국내 신탁시장이 매년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가운데 은행 대비 증권사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 여파로 지난해 부동산 담보신탁 수탁고도 역대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부동산 경기에 민감한 부동산신탁사의 재무건전성과 유동성 리스크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60개 신탁회사의 총 수탁고는 1166조7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3%(127조6000억원) 늘어났다.

업권별로 은행은 495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늘어나는데 그쳤다. 증권사와 부동산신탁사는 같은 기간 각각 23.7%, 23.4% 증가해 수탁고만 310조7000억원, 342조4000억원을 기록하며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보험사는 전년 대비 1.7% 증가해 18조2000억원에 머물렀다.

재산유형별로 신탁재산은 크게 금전신탁(불특정금전·특정금전신탁)과 재산신탁(금전채권·유가증권·부동산신탁)으로 구분된다.

금전신탁의 업권별 수탁고는 2019년 은행과 증권사가 각각 258조원, 209조5000억원으로 40조원 이상 차이가 났지만 지난해에는 294조6000억원, 276조7000억원으로 약 18조원까지 격차가 좁혀졌다. 증권사의 경우 특정금전신탁을 중심으로 수탁고가 크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작년 한 해 동안에만 전년 대비 50조원 가까이 늘어나면서 276조6000억원의 수탁고를 기록했다. 은행(278조5000억원)을 턱밑까지 따라붙은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특정금전신탁의 경우 정기예금형·채권형 신탁이 많이 증가했다”면서 “시중유동성 증가 등에 따라 관련 판촉 상품 등의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밝혔다.

재산신탁 가운데 부동산신탁은 지난해 402조6000억원의 수탁고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0.3% 늘어났다. 가장 비중이 높은 부동산담보신탁은 전년 대비 51조3000억원(21.9%) 급증하며 285조4000억원의 수탁고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상승폭이다.

부동산신탁사 수탁고 중 부동산담보신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58.8%에서 지난해 67.8%까지 치솟았다. 부동산담보신탁은 부동산 소유권을 신탁회사에 넘기고 수익증권서를 받아 금융사에 주면 대출이 실행되는 구조다. 채권자의 가압류에서 자유롭고, 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가 느슨해 대출 가능액이 많다는 장점이 있다. 가계보다는 주로 개인사업자나 법인이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기가 나빠지고 대출 규제가 심해지면서 부동산담보신탁이 급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감원은 최근 발간한 자본시장 위험 분석보고서을 통해 ‘부동산 그림자금융’을 향후 자본시장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부동산 그림자금융은 은행을 통한 일반적인 부동산 금융거래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증권사·신탁·펀드 등을 통한 거래를 의미한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본격화하면 자금 부실 위험도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변동에 민감한 부동산신탁사의 경우 재무건전성 및 자산운용 리스크에 대한 분석 및 점검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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