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금리쇼크’ 현실화…주담대 7%선 목전
국고채 5년물 3%대 급등
美 연준 긴축 행보 미리 반영
우크라전쟁 탓 물가상승 압력
지난달말 고정형 6% 터치 후
열흘만에 0.3%p 이상 올라
영끌투자자 상환능력 악화 우려

천장을 모르고 치솟는 물가와 이에 따른 공격적인 ‘통화 긴축’ 신호에 국내 채권 금리가 발작 수준의 급등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채권 금리가 약 10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까지 치솟으면서 주택담보대출금리도 7%선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시장에선 이대로 가다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출금리가 가장 높은 수준에 닿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12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는 1년물을 제외하고 모두 3%대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19.9bp(1bp=0.01%포인트) 급등한 연 3.186%에 거래를 마감한 데 이어 연일 상승세다. 장·단기물 할 것 없이 수년만에 최고 금리를 기록하고 있는 것.

▶ ‘주담대 7%’ 현실화 눈 앞…금리 어디까지 오르나=이날 우리은행 고정(혼합)형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연 6.34%까지 올랐다. 지난달 말 6%를 터치한 후 약 열흘 새 0.3%포인트(p)이상 급등한 것이다. 하나은행도 주담대 금리 상단이 6.27%까지 상승했고, KB국민·신한은행도 6%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문제는 속도다. 혼합형 상품의 준거 금리가 되는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는 국고채 5년물에 연동되는데, 1년 새 1%대에서 3%대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금융채 5년물 역시 11일 3.550%로 이달 3%선에 닿은지 약 보름만에 0.5%포인트 가량이 올랐다. 연초 금리가 2.339%였던 것을 감안하면, 상승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주담대 금리가 6%대까지 오르는 건 사실상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는 금융위기 직전 6~7%대에 형성된 뒤, 경기부양을 위한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대금리 등을 받는 걸 고려하면 6% 중반까지 주담대 금리를 다 적용받는 차주들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이에 따른 채무자들의 금리 부담은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리 쇼크 왜? 국고채 금리 어디까지=시장에선 최근의 발작수준의 국고채 시장 움직임이 미국의 긴축 행보를 미리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통화긴축 가속화가 국내에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의 변동성을 예단하기란 어렵다. 당분간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당장 물가상승 압력이 크다. 불과 2개월 전 한은은 연 3.1% 물가 전망치를 제시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물가 상방 압력은 더 커지고 있다. 올해 3% 경제성장을 달성하려면 통화정책으로 물가상승을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한은 총재 부재 속에 열리는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새 총재가 금통위를 주재할 5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대응하기엔 현재 물가상승 압력이 높다”며 “4월 25bp(1bp=0.01%) 인상을 예상하지만, 동결을 택하더라도 고물가 우려를 높이 표명해 매파적 기조를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1862조원의 가계신용 규모 역시 통화정책 대응을 재촉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는 앞서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서면질의 답변에서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안정화하는 것은 시급한 정책과제”라며 “한은이 금리 시그널을 통해 경제주체들이 스스로 가계부채 관리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상 시 연쇄적으로 일어날 채권 금리 및 시장금리 상승과 이로 인한 이자부담이다. 이 후보자도 “낮은 이자율에 편승해 과다 차입으로 주택구입 등에 나선 가구와 소득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은 저소득자의 경우 상환능력이 악화될 수 있어 사전에 경고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성연진·서정은 기자

yjsu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