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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수소 생산·활용 탄소중립 실현 앞당길 것”
취임 1년…주요성과와 과제
검사 출신 첫 관세청장서 공기업 CEO
‘친환경 에너지전환 선도기업’ 목표로
임직원 공감 유연한 기업문화 조성
태양광 핵심부품·그린수소 생산기술 등
기술경쟁력 고도화 ‘역량집중’ 앞장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이 오는 26일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진행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년간 주요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 제공]

“발전공기업인 한국동서발전은 변혁의 흐름을 담대하게 헤쳐나가면서도 에너지산업 영역에서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열어가는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오는 26일로 취임 1년을 맞는 김영문 동서발전 사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새로운 에너지로 사업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서울대 공법학과 출신인 김 사장은 제34회 사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후 20여년 간 부산지방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법무부 등 검찰 요직을 거쳐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검사 출신 첫 관세청장으로 활약했다. 관세청장 재직시 박근혜 정부시절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각종 의혹을 받았던 조직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비리 의혹 규명을 위해 압수수색이란 초강경 카드를 꺼내들어 국민적 이목을 받았다. 재벌 총수를 상대로 한 관세청의 압수수색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김 사장은 강한 추진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4월 26일 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에너지전환을 주도하는 발전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로써 김 사장은 검사출신 첫 관세청장이자 첫 발전사 최고경영자(CEO)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사법부에서 행정부 고위관료와 공기업 사장으로 업(業)을 성공적으로 바꾼 주인공이 된 것이다.

김 사장의 지론은 ‘쓸데없는 일을 하는데 시간을 소비하지 말고 해야 하는 일에만 초집중해서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는 것으로 지난 1년간 국가가 필요한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과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위해 구체적인 추진 방향과 실효성 있는 혁신방안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고전분투해왔다.

동서발전은 2001년 4월 2일 정부의 전력산업 구조개편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한국전력에서 발전 부문을 분할해 설립된 전력회사로, 지난 1일 창립 21주년을 맞았다. 특히 김 사장 취임한 이후 지난해 발전설비 운영 신뢰도 3년 연속 발전사 1위, 부산산단 지붕태양광과 시민가상발전소 등 신사업 성공모델 확대, 5년 연속 사고사망 ‘0명’ 기록, 공기업 최다(10회) 동반성장 평가 최고등급 달성, 공공데이터 운영평가 548개 기관 중 전체 1위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달성했다.

김 사장은 취임 2년째인 올해 탄소중립 달성과 에너지전환을 위해 신재생신사업 투자를 늘리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 환경성과 안전성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영농형 태양광과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 발전시스템 상용화를 위한 핵심 부품의 고도화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화석연료 중심의 경제에서 비롯되는 국가적 난제들을 풀 대안인 그린수소 생산기술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동서발전의 비전 ‘친환경 에너지전환 선도기업’= “혁신은 변화가 아니라 해야 하는 일을 바르게 하는 것입니다. 지금 발전사가 ‘해야 하는 일’은 에너지 전환입니다.”

김 사장은 취임 이후 지난해 동서발전의 미션을 ‘국가 필요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으로, 비전을 ‘친환경 에너지전환 선도기업’으로 각각 설정했다. 이는 동서발전이 국가와 국민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발전사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바르게 하겠다는 김 사장의 강한 신념이 담긴 것이다.

“동서발전은 그동안 국민 생활의 필수품인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국민의 일상을 지키고 국가 경제발전을 이끌어 왔습니다. 이제는 탄소중립 시대에 걸맞은 변화와 혁신으로 경영의 방향성을 전환해야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한 핵심 사업인 신재생에너지원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김 사장은 조직문화도 탄소중립 시대에 걸맞은 변화와 혁신으로 경영의 방향성을 정하고, 직원 개개인의 역량이 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유연한 기업문화 조성에도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본부장, 처장 등 1직급(가) 15명이 참석한 타운미팅을 통해 ‘2035 중장기 경영전략’과 연계해 친환경 에너지전환 선도기업의 발판 방안과 현안 해결방안 등을 모색했다. 직급별로 CEO와 함께하는 타운 미팅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전환에 대한 임직원 공감대를 형성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또 당진발전본부에서 3박 4일간 현장근무를 통해 보일러 내부까지 직접 들어가기도 했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김 사장은 보일러 내부에 들어간 최초의 사장이다.

▶영농형태양광·BIPV 기술 고도화 총력 지원= “영농형 태양광은 농사를 짓고 있는 땅 위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해 친환경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태양광 시설과 차별성을 갖습니다.”

김 사장은 지난해 기준 전국 경지면적은 154.7만ha으로 경작지에 태양광발전을 설치하면 약 500GW(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고려해 현재의 발전설비로 환산하면 80GW 정도)의 대규모 발전단지를 조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농지 훼손, 농작물 수확 감소 등의 우려가 있지만, 구조물에 농기계가 접근할 수 있게 높이와 간격을 4m이상으로 설계하면 농사와 태양광 발전을 병행할 수 있죠. 농작물이 햇빛을 최대한 받기 위해 태양광 모듈 설치간격을 확대하고, 태양광 설비에 LED 광원을 적용하면 수확량이 줄어들지 않아요.”

또 김 사장은 영농형 태양광은 물론 BIPV 발전 시스템 상용화에 필요한 핵심 부품의 고도화 관련 기술 개발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차세대 태양광 발전으로 꼽히는 BIPV 등에는 값 싼 부품이 아닌 고성능·고품질 부품이 필요한 만큼 김 사장의 관심은 국산 부품의 기술 고도화와 중국으로부터의 시장 점유율 방어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행보로 풀이된다. BIPV는 태양전지를 건물의 외장재로 사용, 기존 일반 태양광 모듈에서 한층 더 발전된 차세대 태양광 시스템이다.

현재 중국에서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 태양광발전 부품들도 중국산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산 모듈 점유율은 2019년 78.4%에서 2020년 64.2%, 지난해 6월 63.2%로 하락했다. 반면 중국산 모듈 점유율은 같은 기간 21.6%에서 36.7%로 늘어났다.

▶탄소배출 ‘0’ 수소 생산·저장 기술력 확보 ‘역량 집중’= “수소는 열과 전기를 생산하면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입니다. 따라서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하는 수소경제로의 전환은 화석연료 중심의 경제에서 비롯되는 국가적 난제들을 풀 대안입니다.”

김 사장은 수소경제 이행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올초 수립한 ‘2050 동서발전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라 2050년까지 수소발전 비중 27%를 달성해 탄소중립 실현에 앞장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발전시설에 수소·암모니아 혼소, 수소발전의 실증 및 연구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정부과제로 동해시에 국내 유일의 MW급 그린수소 생산 R&D 실증단지를 구축하는 등 수소 생산·저장 분야의 기술력 확보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 수소 산업 로드맵을 분석한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국내에서 연간 약 70조 원의 경제효과와 약 60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은 수소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와 지원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약 30개 국가에서 수소 로드맵을 발표, 359개의 대규모 수소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독일과 일본에서는 그린수소의 상업화에 성공했고, 신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호주, 중국도 재생에너지 발전원가가 빠르게 낮아져 2035년 이후엔 그린수소 가격이 그레이수소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레이수소는 화석연료(천연가스)를 고온·고압의 수증기와 반응시키는 개질수소와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지칭한다.

“우리나라는 수소연료전지, 수소차 등 수소 활용 분야에서는 선도국과의 기술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수소 생산과 저장 분야에서는 기술 경쟁력을 더 많이 키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잉여전력으로 탄소배출이 없는 그린 수소를 생산해 활용하면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줄여 전력계통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고 탄소중립 실현도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 김 사장의 포석이다. 이를 통해 수소에너지의 활성화에 따른 수소 생산-저장·운송-활용 등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무엇보다 수소차·연료전지의 협력부품업체가 대부분 중소·중견기업인만큼 수소 활용 확대는 곧 산업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김 사장은 수소경제 이행에 강한 신념을 보였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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