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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우전쟁 후폭풍 현실로…건자재업계 연쇄 가격인상 돌입
러시아의 ‘원유 무기화’ 전략에 유가 급등세 지속
창호·바닥재 주원료인 PVC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수익성 방어 차원”이라며 제품가격 인상 줄이어

건자재 업계가 창호와 바닥재 등 대표 품목에 대해 연쇄 가격인상에 돌입했다. 지난해 건자재 업계의 발목을 잡았던 원자재가격 폭등이 러·우크라전쟁 여파로 심화되면서 가격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X하우시스는 지난달 주방·욕실·바닥재·벽지 등의 제품가격을 10% 인상했다. 주방은 싱크볼과 수전, 수납장, 후드 등으로 구성된 패키지를 말한다. 욕실세트는 욕조, 세면대, 타일, 수납장 등이 포함된 것이다. 인상 폭은 시기와 품목에 따라 다르다.

KCC글라스는 이달부터 바닥재값을 5~10% 가량 올렸다. 현대 L&C는 이달 중순부터 바닥재 가격을 5~10% 올릴 예정이다.

바닥재와 패키지 시공용 가구세트에 이어 다음달에는 창호가격 인상이 예정됐다. LX하우시스가 주력 제품인 창호가격을 인상하기로 한 것. 창호는 건자재산업에서 원가부담이 큰 품목으로 꼽힌다. 경쟁업체들도 곧 가격인상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건자재가격 인상은 이미 예견돼 왔다. 지난해부터 업계의 고민이었던 국제 원자재값 급등세가 전쟁으로 심화됐다. 창호와 바닥재 등 주요 제품의 원재료가 되는 폴리염화비닐(PVC) 가격은 지난해 가격이 전년보다 60% 올랐다. 올해 1/4분기에도 가격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PVC는 유가와 가격이 연동되기 때문.

올해 유가는 러·우전쟁 이후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 등으로 인해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달 8일 최고가(배럴당 123.7달러)를 찍었다. 지난해 유가 상승 국면에서도 배럴당 90달러를 넘지 않았으나, 올해는 전쟁이 시작된 지난 2월 말 92달러를 넘기 시작해 가파르게 상승했다. 미국이 향후 6개월 동안 매일 100만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는 B2C뿐 아니라 B2B 시장에서도 제품 판가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러시아가 서방에 맞서느라 에너지무기화 전략을 쓰고 있어 원자재값 상승세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탓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소한의 수익성 방어 차원에서라도 가격인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올해 경영실적에 대한 걱정도 벌써 시작됐다. 장사 잘 해놓고도 원자재 부담으로 실속을 날린 지난해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LX하우시스는 지난해 매출이 3조4720억원으로 전년보다 14.3%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673억원으로 12.3% 줄었다. KCC도 매출은 10.4%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7.2% 감소했고, 현대L&C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올해도 원자재값, 물류비 등 원가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 확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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