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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고랜드 작품들 한땀한땀 조립”…‘레고 빌더’를 만났다 [루키스 온더블록]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 ‘레고랜드 코리아’
내달 5일 개장 앞두고 ‘레고 빌더’ 인터뷰
10대때 레고 창작가→상품 디자이너→레고 빌더
“레고 조형물 디자인·관리 등 레고랜드 정체성 유지”
강원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에서 레고 모델 빌더로 일하는 이준우 씨. [영상=신보경·김율·이소진 PD, 변정하 디자이너]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신보경·김율 PD] “레고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레고 빌더’ 그 자체가 가장 매력적입니다. 레고가 일이잖아요!”

강원 춘천 의암호 위 섬에 자리잡은 거대한 테마파크인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이 곳에서 레고 모델 빌더로 근무하는 이준우 씨는 레고랜드를 ‘꿈의 직장’이라고 말한다.

5세 때 첫 레고를 접한 기억을 잊지 못하고 레고 창작가로 활동했던 그에게 레고를 만지는 직업은 어릴 적부터 바라던 꿈이었다.

서울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일하던 그에게 레고랜드 입사 기회가 왔고, 지난 1월 입사가 확정되면서 가족과 함께 춘천으로 이주했다.

강원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영상=신보경·김율·이소진 PD, 변정하 디자이너]

이 씨는 현재 레고랜드에서 레고 브릭 조형물 등을 창작·관리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인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건설에 사용된 레고 브릭은 약 3000만개. 크고 작은 레고 조형물은 1만5000개가 넘는다. 이렇게 많은 작품은 이 씨 같은 레고 모델 빌더의 손을 거쳐 곳곳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대형 조형물의 경우 제작에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 대한민국의 명소 8곳이 구현된 미니랜드 속 경복궁 조형물의 경우엔 해외의 레고 모델 빌더 100명이 약 3개월에 걸쳐 제작했다.

이 씨는 “빌더는 레고 조형물을 디자인하고, 기존 작품을 관리하는 등 레고랜드의 정체성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일을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5일 어린이날 개장을 앞두고 최근 춘천 중도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에서 이 씨를 만나 레고에 대한 꿈과 열정 등에 관해 인터뷰했다.

강원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에서 레고 모델 빌더로 일하는 이준우 씨. [영상=신보경·김율·이소진 PD, 변정하 디자이너]

-레고랜드를 설명하자면

▶글로벌 테마파크 업계에서 세계 2위인 회사가 멀린 엔터테인먼트다. 디즈니 다음이다. 멀린에서 운영하는 게 바로 레고랜드다. 레고그룹은 레고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레고랜드는 즐기면서 놀다가 갈 수 있는 테마파크 부분을 담당한다.

-레고랜드에는 어떤 계기로 입사했나

▶초등학교 2학년 때 레고에 빠지게 돼서 그때부터 레고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이후 디자인에 관해 공부를 했고 제품 디자이너로 일을 했다.

국내에선 레고를 디자인하는 방향으로는 취직이 어렵다. 국내에는 레고를 유통하거나 마케팅하는 쪽으로만 직종이 있고, 레고 모델과 관련해선 취직이 굉장히 한정적이다.

그러나 마음 속으로는 항상 레고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레고랜드에서 모델리스트를 채용한다는 공고를 운명적으로 보게 됐다. 바로 채용 지원했고 면접 보고 그 길로 뒤도 안 돌아보고 서울에서 춘천으로 이사까지 오게 됐다.

-첫 레고의 순간을 기억하나

▶생생하게 기억한다. 5세 때 건축업계에서 일하던 아버지가 사우디아라비아 출장을 갔다 와서 레고로 된 기차 세트를 선물로 사줬다. 그 시절 기차를 되게 좋아했는데, 기차의 디테일이 너무 멋있었다. 그때부터 레고에 빠지게 됐다. 지금도 그 기차를 가지고 있다.

-레고랜드 모델 빌더는 어떤 일을 하나

▶레고랜드의 정체성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일을 한다. 레고랜드에 필요한 레고 모델을 디자인해서 만들고, 이미 만들어진 모델은 지속적으로 관리하거나 보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레고 조립하면서 험한 공구를 많이 쓴다. 레고랜드에는 외부, 야외에 설치되는 조형이 많다 보니까 전용 접착제를 사용해서 레고를 부착한다. 단단하게 고정돼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부러진 부분이 있으면 평끌과 망치로 두들겨서 깎아낸다. 접착이 돼 있어서 고정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손으로 분해할 수가 없다. 깨부숴도 안 되는 부분은 톱으로 썰어내는 경우도 있다.

국내에는 레고 빌더들이 대부분 사설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사람들이다. 레고랜드 같은 큰 기업에 소속돼 레고 빌딩을 하는 건 우리가 처음이 아닐까 싶다.

강원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영상=신보경·김율·이소진 PD, 변정하 디자이너]

-거대한 레고 조형물은 어떻게 만드는 건가

▶멀린 본사에 ‘멀린 매직 메이킹’이라는 팀이 따로 있다. 이 팀이 전 세계 레고랜드 10곳에 필요로 하는 대형 모델들을 집중해서 만든 다음 화물로 보내주면 각 지역 레고랜드 모델 빌더들이 설치를 하게 된다.

-레고랜드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팁을 주자면

▶레고랜드는 7개의 클로스터로 구성되며 각각의 테마가 있다. 해적 테마, 레고 시티 테마, 중세 유럽 테마 등이다. 레고랜드는 28만㎡(약 8만4700평) 규모로 매우 넓기 때문에 미니랜드를 중심으로 즐기는 게 효율적이다. 각 클러스트들은 미니랜드로 바로 이어져 있어 각 테마에서 놀다가 지치면 미니랜드로 가서 여러 명소를 구경하면서 원기를 회복할 수 있다. 미니랜드는 대한민국의 가장 유명한 건물, 장소를 레고로 재현한 곳이다.

-미니랜드는 어떻게 만들었나

▶미니랜드에 700만개가 넘는 브릭이 들어갔다. 멀린엔터테인먼트의 조사팀이 1년 반을 투자해서 각각의 명소를 직접 방문해 스케치하고 건축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레고 모델을 조립해 완성했다. 글로벌 명소들이 구현된 전 세계 9곳의 레고랜드와 달리 레고랜드 코리아 내 미니랜드는 우리나라 명소 8곳으로만 구성돼 있다. 경복궁,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부산, 제주도 등이 구현돼 있다.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것은

▶레고를 하면서 “상상에 제한을 두지 말고 얼마든지 표현하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그렇게 뽐내는 것이 누군가에게 지적당하지 않고 받아들여졌으면 한다.

〈 이준우의 ‘루키스 온 더 블록’ 인터뷰 영상은 유튜브 채널 ‘헤럴드스토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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