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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짐 로저스, “모든 사람이 오갈 수 있게 DMZ를 여는 게 궁극적 목표다”
로저스홀딩스 회장, ‘한반도 평화수도’ 파주시 ‘남북협력고문’에 위촉돼
평화·북한 전문가로 비무장지대의 평화·생태관광지로 투자개발 제언役
짐 로저스

[헤럴드경제(파주)=박준환 기자]세계 3대 투자자이자 북한 전문가로 잘 알려진 짐 로저스(Jim Rogers)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방한했다. 그는 지난 5일 입국해 오는 9일까지 4박5일 동안 한국에 머무르면서 파주시(시장 최종환)와 관련된 직간접적 업무를 소화할 예정이었다.

6일 오전에는 ‘한반도 평화수도’ 파주시의 남북협력고문 위촉식을 갖고, 7일에는 파주시의 민간인통제구역을 방문할 방침이었다.

본지는 6일 오후 도라산역에서 로저스 회장을 만나 남북관계 해법과 또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한반도가 투자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상세히 들어볼 요량이었다.

하지만 로저스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당초 계획된 일정은 차질이 빚어졌고 따라서 인터뷰도 서면으로 대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어렵고 힘든 시기에 ‘한반도 평화수도’ 파주를 방문했다. 파주를 방문하게 된 경위는.

▶파주는 위치와 중요성만으로 흥미를 유발하여 가보고 싶게 만드는 곳이다. 지금도 여전히 변화가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지만 비무장지대(DMZ)가 개방된다면 훨씬 더 흥미진진한 곳이 될 것이다.

-2015년 미국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 돈 전부를 북한에 투자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는지.

▶그들은 내가 그 자리에서 “DMZ가 개방된다면 한반도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싶다”고 말한 부분을 그렇게 전했다. DMZ가 열린다면 기회의 폭은 더 커질 것이다. 이런 기회를 잡을 혜안이 제게 있기를 바란다.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많고 투자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근 북한의 행동으로 한반도 정세가 나빠지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한반도는 투자가치가 있는가.

▶물론이다. DMZ가 없다면 십수 년 동안 이곳은 지구상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곳이 될 것이다.

-북한 전문가로서 평화·통일을 위한 준비, ‘한반도 평화수도’ 파주의 남북 교류 활성화 및 평화 분위기 조성 등을 위해 파주시가 해야할 역할과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선 지역 교류·스포츠 행사, 콘서트, 파티 같은 것들부터 시작해야 한다. 즉 소규모의 지역 행사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남북한에서 오래전에 군 복무를 했던 분들을 모셔서 소풍을 보내 드리거나 맥주 축제를 연다거나 콘서트를 열어드리는 등의 행사도 좋을 것이다. 노병은 추억에 젖는 것을 좋아하는 법이니까요. 남측과 북측에서 38선 근방에 사는 주민들을 모으는 방법도 있다.

(지금으로선 없지만) 제게 권한이 있게 된다면 우선은 DMZ를 개방해 쌍방의 인원과 물자가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할 것이다. ‘통일’이라는 단어는 여러 이유로 인해 누군가를 두렵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그 단어는 굳이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국경을 열고 남한과 북한의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여러분은 여기에서 수천 년을 살아왔으니까요. 한국인들은 서로를 잘 알고, 순리가 한국사람들을 이끌어 줄 것이다.

정치인들이나 관료들은 한발 물러서 있게 할 겁이다. 평범한 한국사람들이 가게나 식당, 술집, 공원 같은 것들을 열게 할 것이다. 한반도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긍정적인 일들이 생기는 가운데 좋은 변화가 다가올 것이다.

-파주시는 남북 교통의 요충지로 국도 1호선과 경의선 철도 등이 남북을 넘어 대륙까지 연결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아울러 철도·도로 연결 사업은 동북아 지역 시장 확대로 한국 경제의 신성장동력 확보와 한반도 긴장 완화, 평화 정착 및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는데 의지를 담고 있는 지역이다.

남북이 서로 경제 협력을 위해서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지.

▶단거리를 운행하는 지역 철도나 도로 교통에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한반도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즈음에는 보다 규모가 큰 행사를 열어도 좋겠지요.

DMZ가 없어지면 여기는 교통 허브가 될 것이다. 운전만으로 부산에서 런던까지도 갈 수 있게 되겠지요. 기차를 타도 좋겠군요.

-DMZ는 남북 간 대결, 긴장의 장소, 분단의 상징 등 경제적 낙후의 원인 및 접경지역의 발전을 저해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남북관계 개선과 남북평화협력시대 도래로 과거 위기의 공간이었던 곳이 평화·공존의 장소이면서 교류의 중심 등 평화·생태 관광지로서의 개발 및 발전할 수 있는 기회의 공간으로 도약의 기회를 제공할 텐데 DMZ 개발 투자에 대한 제언을 해주신다면.

▶콘서트를 한두 번 여는거다. 저는 Rolling Stones를 초대해 보도록 하지요. 여러분은 블랙핑크를 초대해 보는 거다. 북한도 북한 나름대로 그룹을 선보이겠지요. 주말 내내 무료로 콘서트를 여는 거다.

그런 뒤에는 새 주점과 식당과 클럽 같은 것들이 더 생기게 국경을 열어 두면 된다.

-파주시 남북협력 고문으로 위촉되었는데 고문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인지.

▶제 궁극적인 목표는 모든 사람이 오갈 수 있게 DMZ를 열고 누구나 그곳에서 외식을 하거나 축구를 하고,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키는 군인들도, 서로를 향해 겨눈 총부리도 다 치워버린 상태로 말이지요

-끝으로 파주시민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휴전선을 넘어 양쪽이 서로 대화를 나눌 방법을 찾는 것부터 시작하자. 대화의 규모는 처음에는 아주 작아도 상관없다.

노병들이 손자 손녀의 손을 잡고 소풍을 올 수 있도록 하거나 다른 활동을 준비하자. 무엇이든 말이지요.

p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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