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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켓몬빵·싸이월드 인기몰이…MZ세대, 추억을 버무리다
과거에서 찾는 ‘나만의 공간’
싸이월드, 구글 플레이스토어 1위
포켓몬빵, 스티커 수집에 매진
전문가들 “특정 세대에게 공감대”
“경쟁 사회 속 아늑한 향수 역할”
지난달 11일 서울의 한 편의점에 진열된 ‘포켓몬빵’. 16년 만에 재출시된 ‘포켓몬빵’이 품귀 현상을 빚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연합]

2000년대 유행이었던 제품인 ‘포켓몬빵’과 국내 토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싸이월드’가 다시 대중에 모습을 드러내자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인기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의 향수가 작용해 해당 제품과 서비스를 사람들이 다시금 찾게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일 싸이월드 운영사 싸이월드제트는 2년 6개월 만에 싸이월드 서비스를 재개했다. 서비스를 연 지 이틀 만인 4일 오전 10시30분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리케이션 마켓에서 애플레케이션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2월 23일 SPC삼립은 16년 만에 포켓몬빵 시리즈를 재출시했다. 출시 이후 각각의 빵에 담긴 포켓몬스터 스티커를 종류별로 모으기 위해 편의점 곳곳을 전전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실제 편의점 벽면에 ‘포켓몬빵 판매 안 합니다’는 안내문이 걸리는 등 매장 곳곳에서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오래전 출시된 상품과 서비스가 다시금 화제가 되는 것에 대해 이용자들은 품질보단 과거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부분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김모(28) 씨는 4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초등학교 시절 포켓몬 스티커를 종류별로 모으려고 가게를 전전하며 빵들을 샀던 게 기억이나 다시 스티커 수집을 하고 있다”며 “시중에 판매하는 다른 제품들보다 특별히 더 맛있는 것보단, ‘한때 내가 이랬었지’라는 생각이 떠올라 사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김효영(24·여) 씨도 “포켓몬빵을 많이 사서 친구들에게 나눠줄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서비스를 연 싸이월드 역시 이용자들 사이에선 자신들이 과거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 다시 보기 위해 재가입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취업준비생 남동연(25·여) 씨는 몇 년 전 휴대전화가 초기화되면서 과거 사진들이 모조리 없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싸이월드가 다시 서비스를 재개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과거 사진들을 볼 수 있단 생각에 주저 없이 재가입을 했다고 한다. 남씨는 “평소 친구들과 싸이월드가 다시 열려 ‘공다(공유 다이어리)’를 다 같이 보면 재밌겠다고 생각해 왔다. 전날(3일) 관련 기사를 보자마자 바로 (싸이월드를)깔았다”며 “어릴 적 앨범을 보며 친구들이랑 추억을 공유하고 나만의 일기장으로 사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정서영(28·여) 씨도 “어떤 사진들이 남아있는지가 궁금했다”며 “싸이월드에 어떤 게 있는지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잊고 있던 추억의 흔적을 다시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김모(28·여) 씨도 “과거 미니홈피라는 나만의 공간이 있어 많은 추억을 남겼었다”며 “물론 학창 시절 (싸이월드를) 한창 사용하던 추억에 대한 향수도 크다. 블로그를 쓰듯이 싸이월드를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처럼 싸이월드와 포켓몬빵이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인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품질을 떠나 해당 서비스와 제품이 특정 세대에게 공감대를 불러일으켰다고 봤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대표적인 SNS가 자리매김했음에도 싸이월드를 통해 과거 회상과 더불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꼭 메타버스 등으로 네트워크 기술이 진화한다고 해서 그것 자체가 사람들이 원하는 편안한 관계가 온라인상에서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경쟁 지향적인 사회로부터 인간관계에 상처를 받기도 하다 보니 좀 더 아늑한 느낌의 옛 SNS에 흥미를 가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도 “한때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방영된 이후 작품 배경을 경험했던 세대들에게 공감대를 불러일으켰듯, 모든 세대가 과거에 대한 향수는 있다”면서 “포켓몬빵, 싸이월드 등의 현상도 현재 2030세대들이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 출시 직후 해당 제품과 서비스가 과거 이용했던 세대들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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