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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우조선 인수 막힌 현대重그룹…EU 상대 ‘소송’ 이길 수 있나 [비즈360]
지난 23일 EU법원에 소송 제기
“부당함을 따져보기 위한 것”
향후 해외경쟁당국 심사 등
소송 결과에 업계 주목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Margrethe Vestager)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경쟁담당 부위원장이 지난 1월 1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불허한다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EPA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을 불허한 유럽연합(EU)에 소송으로 맞섰다. 대우조선해양 재인수나 손해배상이 목적이 아니라 EU의 부당한 논리에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소송 결과가 향후 또다른 대형 M&A 추진 시 EU 당국 승인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불허 결정을 다시 판단해 달라는 취지로 지난달 23일 EU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EU공정위원회는 2년 넘게 이어왔던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를 불허한다고 HD현대(옛 현대중공업지주)에 지난 1월 13일 통보했다. 한국조선해양이 2019년 3월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후 EU를 비롯해 한국, 일본,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중국 6개국에 경쟁 심사를 요청한 데 따른 결정이었다. EU의 불허에 따라 합병은 무산됐고 HD지주는 이후 국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를 자진 철회했다.

양사 결합 시 전세계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시장을 독과점해 유럽 선사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에 EU가 불허 결정을 내린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EU공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세계 대형LNG선 발주량의 절반은 유럽에서 나왔고, 실제 양사의 LNG운반선 시장 점유율은 70% 안팎이다.

한국조선해양 LNG 추진 컨테이너선. [연합]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그룹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결과를 통보 받자마자 “조선시장은 단순히 기존의 시장 점유율만으로 시장 지배력을 평가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며 “향후 EU 법원을 통한 시정 요구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그 후 실제 소송으로 진행된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과 EU 간 치열한 법리 싸움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EU 공정거래당국의 논리가 부당한지 여부를 따져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소송 결과와 함께 국내 조선업계 재편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기업결합의 최우선 과제는 국내 조선산업 체질 개선과 경쟁력 제고였다”며 “당장 지금과 같은 조선 호황기에는 괜찮지만 시장이 꺾이면 국내 조선 3사가 과잉 경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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