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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신사 판매 ‘명품 티셔츠’ 짝퉁 맞다” 결국 브랜드 본사까지 나섰다
크림이 공개한 피어오브갓 브랜드 본사 답변.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위조품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미국 럭셔리 브랜드 피어오브갓 생산총괄 부사장 제프 라자노(Jeff Lazaro)의 답변으로,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판매한 피어오브갓의 에센셜 티셔츠가 가품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로써 무려 세 달간 지속된 무신사와 리셀 플랫폼 네이버 크림간의 ‘짝퉁 공방’이 일단락되는 양상이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무신사가 외연 확장을 위해 명품 시장을 겨냥해 지난해부터 적극 시작한 ‘무신사 부티크’ 사업의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으로 ‘정품 판매’ 신뢰를 잃은 무신사가 수년내 IPO를 앞두고 안정적인 외연 확장을 전개할 수 있을지에도 물음표가 찍혔다. 무신사 명품 사업의 성패뿐만 아니라 무신사의 브랜드 정체성(BI)까지 걸려 있는 악재로 분석되는 이유다.

1일 크림은 피어오브갓 본사에서 받은 정식 검토 답변서를 공개했다. 해당 답변서에는 “크림이 피어오브갓 본사에 보낸 2장의 에센셜 티셔츠 사진 확인 결과 라벨과 립의 봉제방식, 로고, 브랜드 택 등에서 정품과 상이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지난 2월 크림이 공개한 검품 기준과 동일한 답변이다.

무신사와 크림간 짝퉁 공방은 지난 1월 중순 한 소비자가 무신사에서 구매한 명품 티셔츠를 크림에 되팔면서 시작됐다. 해당 제품은 피어오브갓의 세컨드 라인인 에센셜의 ‘3D 실리콘 아플리케 박시 티셔츠’다.

그런데 크림이 해당 제품을 검수한 결과, 가품이라고 판정해 이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공지를 올렸다. 이에 무신사는 즉각 공식 입장을 발표하면서 “해당 제품은 100% 정품”이라고 반박했다. 에센셜의 공식 판매처인 미국 유통업체 팍선의 확인을 받고, 주문해 온 영수증을 첨부했다. 한국명품감정원 등 감정 업체의 의뢰 소견까지 담았다.

하지만 다음날 크림이 이에 대한 재반박 공지문을 올렸다. 크림은 거의 영업 기밀 급에 해당하는 정·가품 구별 포인트를 세부적인 사항까지 공개하면서 해당 에센셜 티셔츠가 가품임을 다시 한번 주장했다. 해당 제품을 3000건가량 검수한 자체 데이터, 같은 리셀 플랫폼인 ‘레짓 체크 바이씨에이치’, ‘나이스’, ‘스니커덩크’ 등을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자 무신사가 정가품 진위 여부 판가름은 “브랜드 고유 권한”이라며 사실상 크림의 검수 방식에 대한 공신력을 문제 삼았고, 이에 크림은 에센셜 티셔츠에 대한 ‘무상 검수 서비스’ 확대로 맞대응했다. 이에 무신사는 법적 공방을 예고하며 크림과의 날선 신경전을 이어갔다.

장기전으로 이어진 두 기업간 공방은 크림이 이날 피어오브갓 브랜드 본사가 확인한 ‘가품’ 답변을 공개하면서 마침표가 찍힐 것으로 예상된다. 크림은 브랜드가 아니면 정·가품 판정을 할 수 없다는 무신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소비자 보호를 위한 리셀 플랫폼 사업자의 정·가품 판별 노력을 의미 없는 활동으로 폄훼하는 것”이라며 유감 입장을 밝혔다. 크림은 “가품 거래로 인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길 바란다”라며 “상표법 위반 상품 거래로 인한 이용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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