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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다리고 있던 사람 많다”…양도세 중과 유예에 활기 찾는 거래시장 [부동산360]
인수위 발표 후 주택 시장 거래 증가 분위기 감지
양도차익의 최고 75%→45%로 세금부담 줄어
“세금 감면 받고 가격 낮춰 내놓는 집 많을 것”
6월 1일 전에 보유세 감면 효과까지 동시 노리는 집들 많아
강남보다는 강북 거래 크게 늘 것
“실수요자 입장에선 급매물에 관심을 가져볼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1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하겠다고 하자 시장에서도 반기는 눈치다.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양도세·종부세 상담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현재 이어지는 거래 절벽은 세부담을 가격에 반영하고 싶은 매도자와 좀 더 싸게 싶은 매수자의 가격차에서 비롯됐는데, 양도세 중과 유예가 시행되면 이 갭이 메워질 것입니다. 매도자들이 가격을 낮추면 사겠다는 사람은 줄을 섰습니다” (마포구 A 공인 대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1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하겠다고 발표하자 시장에 미묘한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다주택자들의 주택 매도의 길이 열리며 거래 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실제 양도세 중과 유예 추진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31일 일선 중개업소들에는 매도 시기를 저울질하는 문의 전화가 잇따랐다. 전문가들 또한 다주택자들의 매물 출회로 가격이 안정되고, 최근 겪고 있는 역대급 거래절벽도 더불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양도세 중과 1년 한시적 유예는 이르면 이달, 늦어도 5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현행 소득세법은 기본세율 6∼45%를 바탕으로 2주택자에게는 20%포인트를, 3주택자에는 30%포인트를 중과한다. 양도차익의 최고 75%를 세금으로 적용받고 지방세까지 포함하면 최고 82.5%까지 올라가는 만큼 아파트 가격이 올랐어도 세금을 내고 나면 남는게 없어 다주택자들은 버티기로 일관했다. 이에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부담을 상충하기 위해 신고가에 매물을 내놓다 보니 거래절벽이 이어져 왔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전국의 주택 매매량은 총 4만3179건으로 전년 동월(8만7021건) 대비 50.4%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 역시 같은 기간 795건으로 2006년 집계를 낸 후 가장 적은 월별 거래량을 나타냈다.

새 정책이 추진되면 2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에 대해 기본 세율인 최고 45%만 적용되게 된다. 이에 일선 중개업소들은 당장 거래가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앞 한 부동산 대표는 “은마아파트 상가에만 30개가 넘는 부동산이 있는데 지난 5개월간 거래건수는 5건 뿐일 정도로 거래부진이 이어졌다”며 “양도세 중과 유예를 기다렸던 매도자도,덕분에 가격이 떨어질 것을 기대하는 매수자도 많은 만큼 정책이 시행되면 거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기산일인 6월 1일 이전에 맞춰 다주택자들이 매도에 나설 것으로 내다 봤다. 다주택자가 올해 6월 1일 전 주택을 매각해 1주택자가 되면 양도세 감면 효과를 보는 것은 물론 올해 재산세·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도 작년 공시가격을 적용해 보유세 또한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양천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현재 매도자와 매수자가 생각하는 적정 가격의 선이 많게는 수억원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매도자들이 가격을 낮추면서 거래 시장이 정상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6월 이후에도 급매물이 지속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특히 대치, 잠실 등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임대차 3법의 갱신청구권이 만료되는 올해 7월 세입자를 내보낸 집주인들이 ‘팔자’에 동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매수자가 실거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세입자가 있는 집들은 거래에 어려움이 있어왔는데 이번 기회에 이익을 실현하려는 수요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매물은 강남보다는 강북 등 외곽지역을 위주로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최근 1~2년 사이 집값이 상대적으로 크게 오른 강북의 이익을 실현하고 똘똘한 한채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양도세 중과 배제는 다주택자에게는 퇴로를 열어주고 매물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시장 입장에서는 거래에 숨통이 트이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실수요자들 입장에선 절세 성격의 급매물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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