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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른, 아홉’ 굿바이, 찬란한 서른아홉 시절의 ‘미찬주’
미조+찬영+주희
손예진-김지현이 준비한 브런치 이벤트부터, 안방을 울려버린 전미도의 영상 편지까지
진한 감동과 긴 여운 선사하며 찍은 마침표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서로를 자신보다 아끼는 그들의 우정이 부러웠다. 개인적으로는 이들 세 사람이 함께 담기는 앵글이 많았다는 점이 좋았다. 그리고 아름다운 마무리를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였다.

손예진과 전미도, 김지현의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서른아홉 살의 기록이 마침표를 찍었다. 세 친구의 눈부신 우정과 현실 공감을 더하는 삶의 이야기로 그 여운이 꽤 오래 간다.

지난 31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극본 유영아/ 연출 김상호/ 제작 SLL, 롯데컬처웍스) 최종회 시청률은 8.9%(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 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사랑하는 이들의 보살핌 속에 행복한 추억만 안고 떠나간 정찬영(전미도 분)과 씩씩하게 살아가는 남은 이들의 모습을 비추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마흔을 코앞에 둔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룬 ‘서른, 아홉’은 시한부가 된 친구의 죽음을 앞두고 비로소 삶에 충실해지는 세 친구를 그렸다.

특히 ‘세상에서 가장 신나는 시한부’, ‘버킷리스트’라는 소재를 통해 여타의 드라마들과 다른 결의 감동을 선사하며, 세 친구의 우정 행보를 끝까지 응원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버킷리스트를 통해 고대하던 소망을 이루면서도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는 삶의 아이러니함과 그 속에서 부딪쳐야 하는 고단함까지,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우리의 인생을 반영해 현실 공감을 더했다.

뿐만 아니라 실감나는 호흡을 보여준 배우 손예진(차미조 역), 전미도(정찬영 역), 김지현(장주희 역)의 탁월한 연기를 비롯해 연우진(김선우 분), 이무생(김진석 역), 이태환(박현준 역) 등 캐릭터에 온전히 젖어 든 배우들의 열정이 감동을 배가, 매회 명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서른, 아홉’은 혼심의 힘을 다한 배우들의 명연기와 가슴을 파고드는 스토리, 이를 아름답게 구현한 연출까지 완벽한 앙상블을 이루며 2개월간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 했다. 이토록 친애하는 줄 미처 몰랐던 세 친구의 아름다운 서른아홉 시절의 이야기 ‘서른, 아홉’은 시청자들 가슴 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특히 마지막회 방송은 감동과 여운을 주는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이때문에 울면서 보는 사람이 많았다. 하루가 다르게 야위어 가는 만큼 정찬영의 병세는 더욱 악화됐다. 모두가 의연하게 버티기 힘든 시간에 접어들었다. 죽음이 현실로 다가오자 정찬영은 부고 리스트를 차미조(손예진 분)에게 건네줬다. 또 다시 차미조의 가슴이 미어졌다.

그러던 중 브런치 카페에 온 정찬영은 반가운 옛 친구를 발견하고는 이내 이곳에 있는 이들이 모두 아는 사람임을 깨달았다. 바로 자신이 준 부고 리스트를 차미조와 장주희(김지현 분)가 브런치 리스트로 만들어 모두를 불러 모았기 때문이다. 죽어서 문상 오는 것보다, 살아서 얼굴 한번 보는 게 훨씬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해서 밥 한 번 먹자고 하면 밥 먹고 싶은 정찬영의 사람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덕분에 마지막 인사를 전하게 된 정찬영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사함을 “충분한 삶이었다. 양보다 질이라고. 부모님 사랑도, 사랑하는 사람의 보살핌도, 친구들 사랑도 충분했다. 여러분 덕분에 더할 나위 없는 삶이었다.”라는 말로 전한 뒤 봄날, 먼 곳으로 떠났다.

정찬영이 떠난 후 차미조와 장주희는 ‘찬영이 부모님 생일에 양평 가기’, ‘건강검진 챙기기’, ‘2주에 한 번 김진석(이무생 분)과 삼겹살에 소주 먹기’ 등 정찬영과 한 약속들을 수행하며 마흔을 지냈다. 여전히 정찬영의 부재가 익숙하진 않지만 그녀가 남긴 몫을 채우며 허전함을 대신했다.

차미조는 찬영이 남긴 선물과 영상 편지를 열었다. “나한테 너는 있잖아... 아주아주 친밀하고 아주아주 소중해. 그러니까 나도 너를 친애한다는 말이야”라며 못다 한 이야기를 전하며 웃고 있는 정찬영과 그 장면을 보며 펑펑 우는 차미조의 모습이 시리고도 아름답게 펼쳐졌다.

차미조는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는 마흔의 삶을 담담하게 전하며 “몇 살쯤 되면 너의 부재에 익숙해질까?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 같아. 셋이었던 우리가 둘이 되어서 너를 그리워해. 찬영아, 많이 보고 싶어”라며 편지의 답장을 끝맺었다. 정찬영이 쉬고 있는 납골당을 도란도란 걸어가는 남은 두 친구, 차미조와 장주희의 아련한 뒷모습을 끝으로 막이 내렸다.

손예진은 드라마 ’서른, 아홉’에 대해 “배우로서, 여자로서 서른 아홉을 막 지나온 사람으로서 저에게 많은 위로가 된 작품”이라고 전하며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지금 이 순간을, 이 나이가 드라마 ‘서른,아홉’으로 기억하게 될 것 같다”며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지구에서 제일 신나는 시한부가 되어 끝나는 순간까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마르지 않게 했던 전미도는 “정찬영 캐릭터로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게 됐는데 많은 분들이 함께 눈물 흘려주시고 공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찬영이를 떠나보내야 하는데 아쉬운 마음이 크다. ‘서른, 아홉’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길 기대한다”라며 안녕을 고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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