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은 ‘계약자 지위보전 가처분’·‘이행보증금 가압류’ 신청
소송 장기화 땐 재매각에 악영향…‘새주인 찾기’ 난항 우려도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가 무산된 28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모습. 쌍용차는 28일 공시를 통해 "당사는 서울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아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인수합병 투자계약을 체결했으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관계인집회 기일로부터 5영업일 전까지 예치해야 할 인수대금을 예치하지 않아 투자계약이 자동해제됐다"고 밝혔다. [연합]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인수대금 잔금 미납을 이유로 쌍용자동차가 에디슨모터스에 투자계약이 해제됐다고 밝혔지만, 에디슨모터스는 여전히 계약이 유효하다고 맞서고 있다. 향후 법정 공방이 이어질 경우 재매각에도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지난 28일 쌍용차가 인수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에 대해 “계약자 지위보전 가처분을 신청해 인수 절차를 계속 밟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계약 이행보증금 305억원에 대해서는 가압류를 신청했다.
쌍용차는 이날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관계인 집회(4월 1일) 5영업일 전인 3월 25일까지 예치해야 할 인수대금 잔금을 예치하지 않아 인수합병(M&A) 투자 계약이 자동해제 됐다”고 공시했다. 에디슨 모터스 컨소시엄은 지난 25일까지 이행보증금 305억원을 제외한 잔금 2743억원을 내야 했다. 매각 주관사인 EY한영은 쌍용차와의 협의를 통해 재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소송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컨소시엄 구성원의 추가를 위해 제출한 기업결합변경신청을 법원이 승인했고, 변경 신청일이 29일까지였다”며 “기업결합 변경 신청이 완료된 후에 인수 잔금 납입이 진행될 수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쌍용차가 계약해지를 통보한 것은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납부 기한을 오는 4월 29일로 연장하자고 EY한영 측이 제안해 받아들였으나 다시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 통보를 한 것은 회생 종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온 입장에서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일방적 주장”이라고 밝혔다.
쌍용차 측은 계약 해지에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수일 내로 법원이 기존 회생계획안 배제 결정을 내리게 되면 이번 계약 해지에 문제가 없다는 뜻일 것”이라고 말했다. 회생계획안 배제는 일종의 반려 절차로 계약 해지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측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권한이 없다는 얘기다.
업계는 향후 소송 과정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간 소송전과 유사하게 흘러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020년 9월 제주항공을 상대로 주식 매수 이행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당초 협의된 조건을 충족했음에도 제주항공 측이 일방적으로 거래를 파기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제주항공은 주식매매계약(SPA) 당시 조건이었던 태국 자회사 지급 보증 등이 해결되지 못했다며 계약 무효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행보증금 115억원과 대여금 100억원을 돌려달라는 계약금·대여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2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도록 소송전은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계약 문제가 불거질 때 경영진의 배임 문제를 피하기 위해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이 지리하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에디슨모터스 측이 기존 계약이 유효하다고 계속 주장하면 향후 쌍용차 재매각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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