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세제·대출 규제완화 기대감…치솟는 강남 고가아파트
대선이후 급변하는 부동산시장
8주만에 상승 전환 강남구·서초구
매수문의 늘고 집주인 매물 거둬들여
강남권 주요 단지서 줄줄이 신고가
‘똘똘한 한 채’에 수요쏠림 현상 지속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재건축과 세제, 대출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서울의 핵심 지역인 강남권의 부동산 가격이 선제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간 통계상으로 상승 전환했으며, 곳곳에서 신고가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강남권 아파트값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새 정부가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비롯해 부동산 세제·대출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규제를 완화해줄 것으로 기대되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린 영향이다. 이런 가운데 강남권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계속되면서 아파트 한 채 값이 웬만한 꼬마빌딩 값을 훌쩍 넘어서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2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1% 떨어지며 약세를 이어갔지만 전주(-0.02%)보다는 낙폭이 줄었다. 이중 강남·서초구 아파트값은 나란히 0.01% 상승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값이 오름세로 돌아선 건 올해 1월 24일(각 0.1%) 이후 8주 만이다. 송파구와 양천구는 2주 연속 보합을 기록했다.

실제 거래가 활발한 것은 아니지만, 재건축 단지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늘고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호가가 오르는 양상이다. 앞서 여야 대선 후보들이 일제히 재건축 용적률 상향 등 규제 완화 공약을 내놨던 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재건축은 물론 세제·대출 등의 규제를 풀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 분위기 속에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한 채 값이 웬만한 꼬마빌딩 값을 넘어서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222.76㎡(26층·이하 전용면적)는 이달 7일 신고가인 76억원에 거래됐다. 동일 주택형(25층)이 지난 1월 74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2개월 만에 1억5000만원 더 오른 가격에 손바뀜한 사례다.

이달 들어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129.97㎡·63억원),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175㎡·60억원), 압구정동 ‘신현대11차’(183㎡·59억5000만원), 대치동 ‘개포우성1’(158㎡·51억원) 등도 줄줄이 신고가에 거래됐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해 11월부터 월별로 1000건 안팎일 정도로 극심한 거래절벽이 펼쳐지는 가운데서도 고점을 높인 것이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에 더해 정부가 1가구 1주택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면서 핵심 지역 ‘똘똘한 한 채’로의 수요 몰림 현상이 계속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애초부터 대출에 대한 민감성이 덜한 계층의 주택 소비”라면서 “고가든 저가든 1주택이면 실수요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무분별하게 여러 채를 사기보다는 희소성이 있고 장기간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정부가 1가구 1주택자에 대해서만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해 보유세를 낮춰주기로 한 데 따라 ‘고가·양질의 한 채’ 선호 심리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주택자는 예외 없이 올해 전국 평균 17.22% 오른 공시가격에 맞춰 보유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공약했는데,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한시적 감면기간 등을 활용해 일부 매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 경우 서울 외곽이나 지방에 보유한 매물을 먼저 던지면서 가격 조정이 나타나고, 핵심지 ‘똘똘한 한 채’는 최대한 묵히면서 집값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양영경 기자

y2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