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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유대란 오나…러産 공급중단에 가격 폭등
유럽, 전쟁으로 공급량 반토막
가스도 품귀…‘배급제’ 가능성
최근 서울 지역 한 주유소의 휘발유·경우 가격표. [연합]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대한 각종 경제 제재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경유대란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세계 3대 원자재 중개업체인 비톨(Vitol), 건보(Gunvor), 트라피구라(Trafigura)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최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전세계 시장이 경유 부족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일제히 경고했다.

이들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산 석유와 석유제품이 하루 최대 300만 배럴 가량 공급이 줄어들었다”면서 경유대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비톨의 러셀 하디 CEO는 “모두가 우려하는 석유제품은 바로 경유”라면서 “유럽은 러시아에서 디젤 절반을 수입하고 있고, 나머지 절반은 중동에서 들여온다”고 했다. 이어 “유럽 시장이 휘발유에서 경유 중심으로 바뀌면서 경유 부족이 심화해왔다”면서 “최악의 경우 유럽이 ‘연료 배급제’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에 본사가 있는 트라피구라의 제러미 위어 CEO도 “앞으로 전세계 석유시장에서 러시아 석유제품이 하루 200만~250만 배럴 가량 사라질 수 있고, 특히 경유 시장에서 수급이 좋지 않은 상황”면서 “이같은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중개업체들은 경유를 시작으로 에너지 대란 상황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건보 측 관계자는 “유럽 천연가스 시장이 더 이상 정상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거래소의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이달 초 역대 최고가인 ㎿h(메가와트시)당 345유로까지 치솟았다. 이후 상승세가 다소 진정됐지만, 전날 기준 98유로 수준을 기록하며 연초 대비 약 40% 급등했다. 2년전 같은 기간의 유럽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20유로 수준에 그쳤다.

한국도 경유대란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평균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연초 기준 리터당 평균 1442.42원에서 지난 24일 1918.92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보통휘발유 가격은 1623.79원에서 2001.81원 상승했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도 관측되고 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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